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후폭풍에 직면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불발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와 뉴욕에서 약 30분간 만났는데요. 한일 갈등의 ‘뇌관’인 강제징용에 대해선 진전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식 회담’으로 규정한 우리와 달리 일본 정부는 ‘간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의미를 축소하기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은 무산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까지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짧은 시간 환담을 나누는 데 그쳤습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미국 의회를 겨냥한 듯한 민감한 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파장은 더 커졌습니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 팔려서 어떡하나”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섣불리 정상외교 분위기를 띄우려다 기대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이어 한미·한일 정상회담까지 파행을 겪자 “국제 망신”이라고 비판. 이병훈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의 말실수가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하도 사고를 치니 국민들은 오늘도 어떤 사고를 칠까 걱정한다”고 주장. 대통령실은 ‘비속어’ 논란이 확산하자 사적인 대화를 외교적 성과와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48초 환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외교부 입장이 있을 텐데 들어보고 말씀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여권에선 “정상외교를 통한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개한 전국지표조사(지난 19∼21일 진행)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2주 전과 같은 32%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