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올해보다 1.2%(935억 원) 늘어난 8조237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경남도의 국비는 올해 대비 3.4%(2609억 원) 증가한 8조2782억 원이다. 반면 울산시는 올해에 비해 0.7%(234억 원) 줄어든 3조1867억 원에 그쳤다. 3개 시·도를 합친 국비 확보액은 19조4886억 원에 달한다. 정부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대책으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긴축 예산을 편성한 것을 고려하면, 부산시와 경남도는 물론 울산시의 소폭 감액도 비관적인 건 아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 원의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내년 본예산이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포함한 전년도 총지출(679조5000억 원)보다 준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부산시가 확보한 국비 중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비 213억 원이 가장 눈에 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개발도상국 대상 소규모 무상원조 예산을 115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약 7배 늘린 것도 부산에 고무적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지지 가능성이 있는 118개 개도국에 쓰일 예산이어서다. 가덕신공항 관련 예산도 120억 원 편성돼 조기 건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300억 원), 친환경 선박 전주기 혁신기술 개발(180억 원),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443억 원) 등도 주요 성과다. 부전~마산 전동열차 국가시설 개선 및 운영 등 부울경 메가시티(초광역도시) 조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건 아쉽다. 정부 최종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경남도는 남해~여수 해저터널(486억 원), 남부내륙철도(1686억 원), 진해신항(1298억 원),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784억 원), 양산도시철도(630억 원) 등 굵직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국비를 따냈다. 긴축 재정으로 SOC 분야 예산이 줄어든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울산시는 국비가 소폭 감소한 대신 울산과학기술원 의과학원 설립 예산(6억 원)이 처음으로 반영됐다.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1431억 원), 3D 프린팅 융합기술센터 건립(41억 원) 등 주요 사업의 국비도 확보했다.

정부는 긴축 예산 편성을 위해 24조 원 상당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그 불똥이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경제에 떨어질 판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전국 232개 지자체 가맹점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할인해 캐시백 등으로 돌려주는 것인데, 시민의 인기가 높아 지난해 상품권 발행액이 20조2000억 원이나 된다. 소비 진작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정부는 긴축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쓸 계획이라고 한다. 지출 구조조정 규모가 큰 만큼 사회적 약자에 긴요한 예산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내달 2일 예산안을 국회에 넘길 예정이다. 국회는 정부 예산안을 꼼꼼히 점검해 보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