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특별 콘서트를 앞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오는 10월 15일 부산 기장군 일광의 옛 한국유리 부지에서 대규모 BTS 무료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산 전역의 숙박업소 요금이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폭등하고 있다. 공연 당일 기장과 해운대 인근 숙소 예약은 마감됐지만, 종전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인상된 가격으로 투숙객을 다시 받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TS의 홍보 가치를 활용한 엑스포 유치 이벤트가 자칫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까 걱정이다. 10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를 기획한 부산시가 관람객의 숙박과 교통 문제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따져볼 일이다.

BTS 콘서트 당일 부산 전역 호텔과 모텔 등의 객실 대부분은 꽉 찬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숙박 예약 전쟁이 가열됐다. 이는 엑스포 유치 콘서트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는 점을 반영한다. 하지만 콘서트 현장을 찾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업소의 상술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평소 숙박료가 40만 원대인 광안리해수욕장 부근의 2성급 호텔(패밀리룸) 숙박료는 120만 원으로 올랐다. 3성급 호텔 스위트룸은 100만 원에 달한다. 이달 말 기준으로 최대 24만 원 수준이었던 송정의 2성급 숙소 가격은 61만2000~135만7000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특수를 고려한 가격 책정이지만, 폭리를 노렸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숙박업소가 예약을 취소한 뒤 객실료를 올린 가격으로 되파는 사례도 속출했다. 투숙일 10일 전까지 예약을 취소해도 계약금 환급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공연장 인근의 기장군 호텔에 방을 미리 잡았던 한 투숙객은 예약 취소를 당하고 1박 객실료를 350만 원으로 올렸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기장군 호텔의 1박 숙박료가 500만 원으로 책정됐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업소 자율로 정해지는 숙박업소의 폭리를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다. 단일 특수만 바라는 업계의 얄팍한 상술이 답답할 노릇이다.

다음 달 7일 유치 신청이 마감되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쟁국과 벌일 엑스포 유치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기 위해 해체설까지 나왔던 BTS의 부산 콘서트가 기획됐다. BTS가 나선 엑스포 유치 현장 활동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숙박대란으로 부산 유치 홍보에 걸림돌이 된다면 두고만 볼 수 없다. 실제 “콘서트 외 부산에서는 돈을 쓰지 않겠다”는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등 부산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지적이다. 공연장 주변의 교통대란도 우려된다. 시는 뒤늦게 점검반을 편성해 현장 계도를 펼치고 있다. 뒷북 대처라도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야 한다. 교통 대책 등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구체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