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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버존(노인보호구역) 보완, ‘교통 약자 보호’ 이름값 다해야

어린이보다 노인 사고 4.3배 더 발생, 안전시설 의무화하고 지정 확대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08-04 19:09:0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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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 안전 조치가 강화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달리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실버존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2008년부터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양로원과 경로당, 노인복지시설 등 노인 통행량이 많은 곳에 설치된다. 노인보호구역을 지나는 차량은 시속 30㎞ 이하로 서행해야 한다. 주정차도 금지되지만 실버존 존재조차 모르는 시민이 수두룩하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의 교통사고는 1985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9년 1922건, 2020년 1834건으로 꾸준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노인 교통사고는 13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455건에 비해 4.3배나 많다. 그러나 노인을 위한 교통 안전에 대한 관심은 낮다. 부산 지역 스쿨존이 891곳(2021년 말 기준)인데 비해 실버존(84곳)은 고작 9%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지정된 곳조차 교통안전 시설은 거의 없다. 스쿨존은 이른바 ‘민식이법’이 통과되면서 2020년 3월부터 과속단속카메라와 신호등, 과속방지턱 설치가 의무화됐다. 게다가 실버존은 논의 자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실버존 내 교통사고는 스쿨존과 달리 가중처벌 규정도 없다. 부산에서 실버존 내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남구 감만종합사회복지관 앞뿐이라고 한다. 그나마 이곳이 실버존이란 이유가 아니라 교통사고로 사망, 중·경상이 자주 발생해 설치했다. 이렇다 보니 스쿨존에서는 과속을 삼가하는 운전자들이 실버존에서는 과속하거나 불법 주차를 일삼는 사례가 많다.

노인들은 인지능력과 운동신경이 저하되면서 길을 건널 때 오래 걸리고 순간 상황판단 능력도 떨어진다. 그만큼 위급한 순간에 대처하기 어려워 교통사고가 나기 쉽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교통사망 비율 증가는 불가피하다. 노인 대부분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교통약자다. 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교통사고는 무조건 예방해야 한다.

실버존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노인의 교통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인권위도 이런 취지에 맞춰 실버존 내 제한속도를 시속 30㎞로 명시하고 무인단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국회가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실버존은 주로 노인복지시설 주변에 한정돼 있다. 주정차를 못하기 때문에 지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서다. 하지만 노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시장이나 터미널 등 노인 통행이 많은 곳으로 실버존을 확대 지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실버존 개선 예산도 늘려야 하겠다. 지난해 전국 스쿨존 개선 예산은 약 1988억 원이었으나 실버존 예산은 70억 원에 불과했다. 부산은 스쿨존 494곳에 107억7000만 원인 반면 실버존에는 1곳에 50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운전자들은 스쿨존과 함께 실버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노인들도 무단횡단을 삼가하고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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