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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난장] 정권교체는 성공, 국민행복은 글쎄

세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 모두 분배의 왜곡서 비롯

대기업 위주 정책 보다는 조화 이루는 비전 제시를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04 19:07:1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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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종은 생존과 번식에서 진화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개인의 행복은 썩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진단한다. 다른 종의 멸종을 가져오면서 종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불안과 걱정이 넘쳐 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산업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종사자의 행복은 제각각이다. 물류산업을 예로 들면 전통적인 운송회사 해운회사 택배 등은 물론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산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물류산업의 종사자가 크게 형편이 나아졌다고 할 수도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파업도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니엘 코엔은 ‘부유해진 세계, 가난해진 사람들’을 통해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계는 점차 부유해져 가는 데도 정작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가난해지고 있는 현상을 분석한다. 국가적으로 성공한 선진국은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인구의 20%만이 부를 누리고 80%는 빈곤에 시달리는 ‘20대 80’의 사회가 이미 됐다. 머지않아 ‘2대 98의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정치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반문연대’를 구호로 내걸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 국민의힘의 승리이고 성공이다. 반문 프레임에 가장 적합한 ‘검사 윤석열’을 내세워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일반 국민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자들조차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20%대 후반의,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낮은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집단의 성공과 개인의 행복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는 어떻게 나누느냐 하는 분배의 문제가 숨어 있다. 호모 사피엔스 종은 지구를 지배했지만, 종 내부적으로는 극히 일부가 권력과 부를 독과점하는 반면 다수는 생물학적 차원은 아니지만, 사회학적 차원의 빈자로 전락했다. 이는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데도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는 과실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하는 부익부 빈익빈도 분배의 왜곡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성공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어떤 체제를 갈아치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새롭게 만들고 유지하고 경영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남을 공격할 때는 상대방이 잘못한 한 가지만 잘 공략해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경영할 때는 100가지를 잘해도 잘못한 하나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국가 비전을 새롭게 다듬고, 인사 등 국정운영에서 공정과 상식이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대통령이 순수하게 정치혁신과 제도개혁의 선도자 역할을 해야 한다.

ABM(Anything But Moon)이 아니고 미래 시대를 향한 새로운 선진국을 만드는 국가 비전이 나와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시장을 경시했다고 해서 시장만능주의가 해답이 돼서는 안 된다. 낙수효과(trickle down) 이론, 상속세와 법인세 완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등은 다 조금씩 모자란 과거의 정책적 유산들이다. 이보다는 한발 아니 두세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시장과 정부가 조화를 이루는 정책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인사 등 국정운영에서 공정과 상식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경유착 전관예우 사적채용 등 온갖 탈법 및 부당 행위가 사라져야 한다. 특히 ‘마이너스 정치’로 인한 자폭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사람과 검찰 출신 측근 인사들이 대통령을 포위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사들이 고루 중용되고, 나아가 중립세력, 반대세력 등도 포용하는 ‘플러스 정치’가 돼야 한다.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은 윤 대통령은 하기에 따라 그것이 약점일 수도, 강점일 수도 있다. 강점이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계개편, 선거구제 개편, 권력구조 개편 등을 주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선진국 문턱에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가 분출되는 우리 사회는 ‘승자독식의 법칙’이 더는 맞지 않는 듯하다. 다당구조, 중대선구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의원내각제 등 새로운 정치구조를 선택할 시기가 왔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 지금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혁명적 수준의 창의적 발상과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신뢰가 완전한 불신으로 바뀌면 몰락은 시간문제임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이동현 평택대 총장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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