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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사난장] 부울경 시도지사님께 드리는 글

PK 경제성장률 하위수준…청년 인구 순유출도 심각

메가시티 논의 중단 안돼…협력·배려로 꼭 성과 내길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6-23 18:49:1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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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세 분이 부산 울산 경남 지방정부의 수장으로 당선돼 오는 7월 1일 취임하시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허나, 들리는 이야기에 울산의 김두겸 시장님은 부울경 메가시티 같은 중차대한 일을 전임 시장이 밀실에서 추진했다며 중단 의사를 표명하셨고, 부울경 통합으로 부산이 대다수 혜택을 흡수하는 ‘빨대효과’도 우려하셨다 들었습니다. 경남의 박완수 지사님도 부산과 울산에 메가시티 사업이 집중돼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치셨다 합니다. 부산이 과거 지역의 큰 형님처럼 거들먹거리던 못난 시절도 있어 이러한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참으로 갑갑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실례를 무릅쓰고 몇 마디 말씀 올립니다.

지금 진행되는 부울경 메가시티 프로젝트는 알다시피 2019년 당시 경남 김경수 지사의 적극적인 제안에 부산과 울산의 교감과 동의로 진행됐고, 작년 10월 이후 정부는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으로 초광역협력을 법제도적으로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메가시티의 원래 모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5+2 광역경제권 추진계획에서 이미 제기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부울경 메가시티는 정당 간 경쟁의 성과물이 돼서도, 그리고 그렇게 다루어져서도 안 됩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동남광역경제권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최대 요인은 톱-다운(top-down) 방식의 중앙정부 주도, 지방정부 간 협력의 부재와 나눠먹기식 전략산업 배분, 광역권 추진 행정체계의 부실이 결정적인 패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메가시티 구축 사업은 아래로부터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부울경 지방정부가 스스로 협력해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추진기구를 특별지방자치단체로 해 내년 특별연합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뜬금없이 중단이고 반대라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부울경이 처한 현실은 이제 백척간두의 벼랑 끝에 이르렀다는 표현조차도 모자랄 정도로 어려운 지경이라는 걸 세 분 시도지사님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지역경제성장률(GRDP)에서 울산 -7.2%, 경남 -4.1%, 부산은 -2.9%로 전국 최하위 수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산업을 실제 이끄는 핵심 기업 숫자 또한 크게 줄었습니다.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부울경 소재 기업은 2010년 110개에서 2020년 84개로 24%나 감소했습니다. 그뿐입니까. 부울경 지역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 순 이동 인구는 2015년 8400여 명에서 2020년 2만7000여 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는 충격적 위기를 어찌 개개 지방정부로서 해결책을 감당하려 하십니까.

부울경이 합심해 중소기업 임금보조기금 공동조성 등으로 해결책을 강구해보심은 어떨까요. 청년이 떠나면 도시가 죽는다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라면 시시각각 다가오는 부울경의 예정된 ‘죽음’에 세 분 시도지사님들은 후대에 뭐라고 변명을 늘어놓을 수 있단 말입니까. 대한상공회의소가 올 3월에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0년 전체 6개 권역 중 4위였던 부울경 지역의 성장 잠재력 순위는 2020년 더욱 하락해 꼴찌로 곤두박질치는 참담한 현실입니다.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부울경 특별연합 같은 ‘초광역권 설정 지방자치단체’의 초광역협력사업일 경우, 국고보조율의 상향 적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신설된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은 여타 광역정부보다 단연 발언권과 영향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남 지사님이 우려하시는 부울경 서부 지역의 불균형 초래는 최근 지리산권 6개 시군의 특별지방자치단체 논의처럼 기초지자체 수준에서도 얼마든지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믿습니다. 울산 경제가 부산에 흡수될 수 있다는 울산 시장님의 걱정을 넘어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부울경이 연합해 거둘 수 있는 생활·경제·문화 공동체의 큰 이익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상공계는 물론 문화·예술·학술단체들의 부울경 협의체 구성이 봇물 터지듯 속출해 연합과 통합의 분위기가 실로 무르익고 있습니다.

대기업 유치를 위한 공동 대응이나 공동 펀드의 조성도, 판교 테크노밸리 사업과 같이 기업과 인재를 함께 모으는 혁신 신성장 산업공간 창출도, 부울경 세 지방정부가 각각의 그림을 그리고 추진하는 것보다 백지장을 맞들듯 함께 고민하고 협력한다면 그 성과와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게 분명합니다.

1+1+1의 정답이 단순 3이 아니라 5나 10이 되게도 만드는 지역정치 리더들의 현명한 판단과 놀라운 기적을 ‘갈구’합니다. 후세에 지역을 살린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냐, 아니면 후손에게 못난 조상으로 남겨질 것인가는 세 분 시도지사님들의 결단에 달려 있음을 깊이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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