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다

대선 패배 충격 여전 ‘민주’, 지도부 내홍에 적전 분열

지방선거 ‘지방소외’ 책임, 견제와 균형 소명 다해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5-30 19:48:49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내일은 ‘6·1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지방선거의 꽃’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출로 지방권력이 새로 꾸려진다. 교육자치 수장인 교육감을 빼놓을 수 없다. ‘해양수도’ 깃발이 허울 뿐인데다 젊은이 유출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제2 도시’ 타이틀도 무색한 부산으로선 앞으로 4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고리로 가덕신공항 건설,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축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엮여 있다. 고만고만한 도시로 주저앉느냐 서울공화국을 극복할 새로운 교두보로 거듭나느냐는 갈림길이다. 미래와 꿈이 있는 도시, 시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그만큼 유권자 선택에 무게가 실린다. 내일 이들이 투표장으로 가야할 이유는 이처럼 차고 넘친다.

그런데 지난 27, 28일 사전투표율은 18.59%로 사상 최고인 전국 평균 20.62%를 밑돈다. 부산 유권자 291만6832명 가운데 54만2288명이 투표를 마쳤다. 남은 237만4544명 모두가 투표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나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지 못하리란 짐작은 가능하다. 투표율은 민의의 수렴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남다르다.

투표율도 마뜩잖지만, 중차대한 지방선거를 대하는 여야 거대 양당의 태도는 더욱 마뜩잖다. 지방선거를 대통령 선거 연장전으로 몰고간 구도가 첫손에 꼽힌다. 대선 이후 숨돌릴 사이도 없이 지방선거가 이어지는 정치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0.73%포인트 차이로 갈라진 대선 당락의 여파가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 그 박빙의 결과로 모든 권력을 쥔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에 젖은 야당, 더불어민주당도 예외일 수 없다.

지방선거도 안정론과 견제론이란 여야의 큰 전선이 펼쳐지는 중요한 정치 과정이다. 이번엔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낙선한 대선 후보가 대선을 진두지휘하던 당 대표 지역구 보궐선거에 금배지를 달겠다며 나섰고, 당 대표 출신 인사는 대권 필수코스라는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5년 만에 권력을 내주고 졸지에 야당이 된 의회 다수당의 현실이다. 그 와중에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은 각자도생하며 악전고투 중이다. ‘일만 하겠다’는 절규는 지역별로 확연한 판세 속에 변방의 북소리처럼 흘러간다. 정당 공천과 무관한 교육감 선거마저 그 판세의 영향권 내에 있는 듯하다. 지방선거라지만 지방이 소외되는 모양새다.

이런 구도는 역량을 발휘해야 할 지역 인물이 당 색깔 탓에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부작용을 빚는다. 더 나아가 20년, 30년 전국 정당을 유지하자며 기고만장했던 야당이 지역 정당으로 위축되는 결과를 자초할 수도 있다. 그건 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퇴행이다. 야당의 책임이 막중하다 하겠다.

더 납득할 수 없는 건 야당 내분이다. “대선에서 졌는데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며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제기한 강력한 쇄신과 ‘86그룹 용퇴론’은 휴화산이 아니다. 당의 투톱, 박 위원장과 윤호중 위원장이 가까스로 내홍을 봉합했다. 하지만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인 팬덤 정치와 결별하는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란 5대 쇄신 과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언제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사정이 이러니 다수당을 만들어줘도 성과가 없고, 선거를 해도 희망이 안 보이고, 전직 민주당 소속 시장의 치욕적인 사퇴처럼 투표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넋두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퍼진다. 부산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을, 뼈를 깎는 자성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시늉으로만 사과해선 표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엄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권력 쟁취가 공당의 목적이라면 견제와 균형이란 소명을 다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다’는 속담이 있다. 한 번 좋은 일이 있으면 다음에는 궂은일도 있는 것처럼 세상만사 좋고 나쁜 일이 돌고 돈다는 말이다. 이번 선거가 지나면 곧 총선이다. 그 반전의 씨앗은 자성과 지방선거 취지에 걸맞은 전력투구다. 선거 때마다 승리한다면 그건 선거가 아니다. 손톱은 슬플 때마다 돋고, 발톱은 기쁠 때마다 돋는다고 했다.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적다. 인지상정이다. 부산에서 민주당은 적어도 지난해 시장 보궐선거 때 득표율 34% 이상을 얻고, 일정 수준의 기초단체장 자리를 지키며, 광역의회에서 지분을 확보해 견제와 균형의 힘을 유지해야 한다. 그게 부산을, 시민을 위하는 일이다.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도 예비군훈련장에 관광단지 추진
  2. 2가슴 두근, 머리 핑…돌연사 부르는 부정맥 경고신호
  3. 3[이준영 기자의 전지적 롯데 시점] 주전 빠지니 졸전 거듭…민낯 드러낸 얇은 선수층
  4. 4차 몰기 벅찬 부산…기름값에 세차·타이어·대리비까지↑
  5. 5‘회장님’ 전문 배우 김성원 씨 별세…향년 85세
  6. 6시멘트값 내달 또 올린다…레미콘·건설사 “과하다” 공동대응
  7. 7허위 입원해 보험금 11억 타낸 일가족 검거
  8. 8尹 대통령도 고립? 서초동 자택서 새벽까지 재난상황 보고받고 지시
  9. 9오거돈이 전권 넘긴 ‘왕특보 박태수’… “우린 건달” 전횡 일삼아
  10. 10윤석열 대통령 출근시간 조정 지시...주택 250만 공급 발표 취소
  1. 1尹 대통령도 고립? 서초동 자택서 새벽까지 재난상황 보고받고 지시
  2. 2윤석열 대통령 출근시간 조정 지시...주택 250만 공급 발표 취소
  3. 3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위한 당헌 의결 '재적 과반이상 찬성'
  4. 4이준석 “가처분 신청 한다”…여당 운명, 사법부 판단으로
  5. 5이재명 '노룩 악수 논란' 해명..."팀 이겨야 MVP도 있다"
  6. 6尹 대통령 결심만 남은 광복절 특사... 이재용 포함, MB-김경수는 제외 가닥
  7. 7윤 대통령 기록적 폭우에 '자택 지휘' 논란
  8. 8국힘 '주호영 비대위' 체제로 출항... 전국위서 임명안 의결
  9. 9李 "국세, 지방세로 전환" 朴 "단체장과 상시 회의" 姜 "지방세 분배 개편을"
  10. 10동구 55보급창 남구 신선대 이전 문제로 정치력 시험대 선 박재호 안병길
  1. 1영도 예비군훈련장에 관광단지 추진
  2. 2차 몰기 벅찬 부산…기름값에 세차·타이어·대리비까지↑
  3. 3시멘트값 내달 또 올린다…레미콘·건설사 “과하다” 공동대응
  4. 4올 하반기 부울경에 공공임대주택 2909호 공급
  5. 5나가사키 공동어시장 가다 <상> 갈매기도 비린내도 없었다
  6. 6환경오염 눈총받던 '굴' 껍데기, 재활용 본격화
  7. 7엑스포 세대교체 전환점 2030부산세계박람회 <8> 세계박람회의 사후 활용
  8. 8부산항 신항 서 ‘컨’ 안벽 초대형 케이슨 거치 완료
  9. 9주가지수- 2022년 8월 8일
  10. 10'망미단길' 망미골목에서 '트랜스 미디어 아트빌리지 축제' 첫 개최
  1. 1허위 입원해 보험금 11억 타낸 일가족 검거
  2. 2오거돈이 전권 넘긴 ‘왕특보 박태수’… “우린 건달” 전횡 일삼아
  3. 3“메가시티 서부경남 소외 맹점…사천 항공우주청 설립 속도”
  4. 4코로나19 日 신규 15만 정점 코앞...부산 고령 확진자 증가세
  5. 5"10년 전처럼 가족여행 꿈마저 뺏나" 마트 근로자 한숨
  6. 6인하대 추락사 女 성폭행 男 살인 혐의 기소...죄명 변경
  7. 7부산시, 가덕 조기개항·LCC본사 유치 여론조사로 힘 모은다
  8. 8부산 북구 5중 추돌 사고…1명 숨져
  9. 9[부산 교육 현장에서] 모두의 성장을 위한 평가
  10. 10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시위 중 경찰과 충돌…대학생 2명 연행
  1. 1[이준영 기자의 전지적 롯데 시점] 주전 빠지니 졸전 거듭…민낯 드러낸 얇은 선수층
  2. 2한국인 최연소 PGA 제패…20살 김주형 새 역사 썼다
  3. 3아쉽다 전인지…눈앞에서 놓친 커리어 그랜드슬램
  4. 4오버네트 비디오판독 추가…달라지는 프로배구 규칙들
  5. 5고신대 전국태권도대회 11일 개최
  6. 6부산 농아인 게이트볼 체육대회 열린다
  7. 7‘코로나 병동’ 롯데, 더 험난해진 5강 도전
  8. 8지한솔 막판 4연속 버디쇼…삼다수 마스터스 대역전극
  9. 9손흥민·황희찬 개막전서 나란히 도움…산뜻한 출발
  10. 10잠실야구장 폭탄 테러 예고 해프닝
제9대 부산시의회 출범
달라진 것·과제
제9대 부산시의회 출범
인적 구성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기고 [전체보기]
방치된 조현병 환자는 국가 책임이다
밥심으로 일어나는 농심(農心) 그리고 대한민국
기명칼럼 [전체보기]
“그만” 할 때까지 설득하라, ‘15분 도시’
고구마밭 단비, 고구마 민심에 사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께
임용령, 공정성 강화 개정 필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민주당, 가망 있을까?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4차 산업혁명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Cui bono(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가)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캐릭터 상수와 ‘어쩌나 정치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만날 때
길들여 진다는 것에 대하여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역사 담은 롯데타워 되길
반문(反文) 만으론 안된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영화밖 ‘헤어질 결심’
‘식당가 먹튀’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장군 말미잘탕
곡성 멜론
사설 [전체보기]
부산 시민 뜻모아 ‘위트컴 조형물’ 제대로 만들자
‘비대위’ 출범 국민의힘 국정 뒷받침 최선 다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향후 5년, 새 정부의 과제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역사라는 오답 노트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탈핵으로 가는 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승마와 자기 경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육법정부, 육법당과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와인 마케팅의 미래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오시리아 테마파크 개장을 앞두고 /김용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보리밭 사잇길로’ 윤용하
보병과 더불어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민화에 대한 수상한 시선
청운 강진희의 ‘화차분별도’
  • 낙동강 일러스트 공모전
  • 유콘서트
  • Entech2022
  • 2022극지체험전시회
  • 제21회 국제신문 전국사진공모전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