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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대통령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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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한 말이다. 누가 보더라도 문 대통령의 ‘지난 5년 소회’와 윤 당선인의 ‘앞으로 5년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 정부에서 일했던 전 국무총리와 장관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했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밤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두 사람은 오는 5월 10일 바뀐 신분으로 만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다.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거처를 빼놓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오찬을 하는 사이 퇴임 후 머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새 사저로 매곡동 옛 사저의 이삿짐을 옮기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텃밭을 가꾸거나 가까운 통도사나 영남알프스를 찾는 등 보통사람으로 지내겠다며 ‘잊힌 삶을 살겠다’는 의미를 설명했다고 한다.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새 사저는 최근 완공됐고, 양산시도 평산마을과 들머리인 통도사 일대를 잇는 도로 정비공사 일부 구간을 조기 마무리한단다. 이사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여 다행이다.

문제는 윤 당선인 거처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마침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외교부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취임일에 맞춰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니 ‘관저 없는 대통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윤 당선인 뜻이 자초한 불상사라 하겠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대통령 관저다. 국격도 생각해야 겠거니와, 대통령 동선 교통통제에 따른 국민 불편과 대통령 관저 결정 후속 조치에 따른 혼란도 불을 보듯 뻔하다. 졸속과 파행의 후유증이 행여 국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사하여 새집으로 들어가거나, 이사한 후 지인을 불러 집 구경과 음식 대접하는 일이 집들이다. 또 이사한 집을 찾는 것이 집알이다. 집들이 초대를 받아서 가는 것이 집알이인데, 요즘 집들이로 통용한다. 그 뜻은 자축과 번성의 기원이다. 국민이 대통령 관저와 전 대통령 사저를 무시로 찾을 순 없다. 전직 대통령의 ‘잊힌 삶’과 새 대통령의 ‘국민을 위한 5년’을 바라는 국민 마음의 대통령 집들이라면 대통령 관저는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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