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맞춰 차기 대통령 자리를 꿰차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각 당 후보들은 미래 비전과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현 정권의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부동산 분야의 해결 대책을 비롯해 청년 세대와 경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저출산 문제 등에 초점을 둔 ‘타깃 공약’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대결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압축된 여야 유력 주자들이 지지세가 팽팽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못지 않게 전통적으로 표심이 결집하는 지역 민심을 얻으려는 선거 전략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여느 지역보다 부산 민심 잡기에 특별히 공들이고 있다.

이번 대선도 ‘부산 싸움’ 결과에 따라 승패가 결판 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대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전국적으로 벌인 한 판 대결의 운명을 부산에서 갈랐기 때문이다. 여야가 대선 후보를 선출한 초반 무렵 지역으로는 호남과 충청, 세대별로는 2030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추다 양 측 공히 부산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다. 역대 대선에서 민주 진영 후보가 40% 전후, 보수 진영 후보가 60% 안팎을 득표하면 승리했다는 점에서 여당과 야당에서 서로 원하는 부산의 득표 비율에는 편차가 존재한다. 결국 부산 민심의 향배가 대선이든 총선이든 전국적인 판세를 출렁이게 하고, 최종 결과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종전의 ‘선거 공식’이 이번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내년 대선은 대한민국은 물론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고도의 정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여야 후보 진영이 지역적 득표 비율을 고려해 단순히 정치공학적인 계산만 앞세워 부산 환심 사기에 그치는 선거 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당면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도 없이 시늉만 내는 공들이기라면 부산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 따를 것이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양 진영은 뚜렷한 지역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부산 민심을 확실히 잡을 구심점이 마땅찮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 두 후보 공히 부산을 중심으로 한 PK(부울경) 지역의 지지율은 아직도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부산에서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 도약을 이룰 발판이 될 수 있는 실행 계획을 제때 보여주는 후보가 확고한 지지를 받을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가 최근 내놓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을 뼈대로 한 17개 대선 공약 과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물류허브이자 수도권 일극체제의 폐해를 극복할 핵심 지역인 부산의 미래 가치를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