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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롯데의 빛바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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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은 오지 않았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즉 가을야구를 향한 역대급 순위 경쟁 속에 롯데 자이언츠의 자리는 없었다. 롯데 구단도 아쉬움이 크겠지만 롯데팬은 상심의 계절을 또 견뎌야 한다. 프로야구 본고장인 미국에서 포스트시즌을 가을의 전설(Fall Classic)이라 부르듯, 자칭타칭 롯데 골수팬인 부산갈매기의 염원이 “가을에도 야구하자”였으니 하는 말이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경기를 2-3으로 패하며 롯데는 홈팬 앞에서 눈물을 삼켰다. 지난 2017년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이후 연거푸 네 번째 포스트시즌 좌절이 확정된 것이다. ‘Time to Win’이란 슬로건이 무색해졌다. 그 속에 롯데의 흑역사가 뼈아프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1위를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원년 멤버가 롯데다. 앞서 2013~2016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을 고려하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롯데 성적인 ‘8888577’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롯데 구단이 가장 냉정하고 치열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마땅하다. 내년엔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는다. 환골탈태한 롯데 모습은 구단의 과제이자 부산갈매기의 바람이다. 시쳇말로 ‘롯데 우승을 보지 못한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제패한 1992년에 머물고 있는’ 롯데의 우승 DNA를 되살려야 한다.

2008년은 롯데와 부산갈매기에게 새로운 도약의 해였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가 등장해 ‘두려워 말라’(No Fear)며 거인의 진격을 진두지휘했다. 사직야구장은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변했고, 한국 프로야구는 중흥기를 맞았다. 그 사이 롯데는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었으며 역대 최고 관중 기록을 고쳐나갔다. 부산을 근거지로 한 롯데와 부산갈매기가 일체화하면서 부산 시민에게 힘을 주는 시기였다. 롯데 성적이 구단의 기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산 정체성을 인식하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당연히 내년 시즌 롯데는 달라져야 한다. 2008년 그랬던 것 이상으로 암흑기를 극복하겠다는 다짐을 현실로 만들어야 마땅하다. 더이상 희망고문으로 부산갈매기의 가슴에 내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 마침 낡은 사직야구장도 새로 짓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달라지는 원년으로 삼아 당당하게 가을야구 초대장을 거머쥐기 바란다. 가을에도 야구하는 롯데와 비상하는 부산갈매기, 이게 부산의 자존심 아닌가.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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