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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치된 어선원 안전…관련 법령 마련 시급하다

어선 해양사고, 전체 선박 70% 육박…기관 법령 통합·의무보험 확대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9-14 18:42:17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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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원들의 안전이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롭다고 한다. 특히 소형 어선을 생계수단 삼아 살아가는 영세 어선원들의 경우 근로 현장에서 자신들을 지켜줄 제대로 된 법적·제도적 보호망 없이 방치된 상황이어서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다. 과연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자 OECD 회원국인 대한민국의 산업안전 현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바다라는 척박하고 위험한 환경에서도 거센 풍랑과 싸우는 억척 어민들이지만, 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고된 노동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이다. 하루 하루 떨리는 심정으로 버텨야 하는 어선원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다.

어선원의 사고 노출 빈도는 지난 5년 간의 선박사고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선박 사고 1만5208건 가운데 어선 사고는 1만211건으로, 67.14%에 달한다. 사고 선박 3대 중 2대는 어선인 셈이다. 그 중 3t 미만 어선으로 한정하면 같은 기간 4325척이 사고를 당했다. 전체 어선 사고의 절반(42.35%)에 가깝다. 또 어선 사고 사망자는 313명, 부상자는 1410명이나 된다. 어선원의 근로 안전이 이처럼 위협받는 주된 이유로는 허술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힌 법령과 정부의 무관심이 꼽힌다. 한 마디로 육상 사업장 안전에 비해 바다 어업 현장 안전은 관심 밖 ‘찬밥’ 신세였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어선이라도 선박 무게에 따라서 어선원 근로안전을 관리감독할 기관이 해양수산부와 고용노동부로 이원화돼 있고 법령도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t 미만 소형 어선의 선원 안전은 해양 관련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아니라 노동부가 관장한다. 20t 이상 어선의 경우 선원법 적용을 받지만, 20t 미만 어선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3t 미만 초소형 어선이 어선원보험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문제 또한 해결 과제다. 수협중앙회 집계를 보면 2020년 어선원보험 가입자 5만3777명 중 3t 미만 가입자는 4345명으로, 가입률이 8%에 그쳤다. 또 3t 미만 재해 선원 수는 344명으로, 재해율이 7.9%이다. 지난해 전 산업 재해율 0.49%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어선원의 안전 실태를 파악한 이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해수부가 누구보다 먼저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관련 법령 마련과 감독기관 일원화가 급선무다. 그래야만 속도감 있는 총체적 정책 실현이 가능해진다. 해수부가 2022년 법제화를 목표로 20t 미만 어선의 선내 안전보건기준 일원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하지만, 더 서둘러야 한다. 어선원들에게 바다는 매일 매일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오늘 안전했다고 내일 안전하리란 보장이 없다. 수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3t 미만 선박 어선원보험 의무가입 법제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영세 어민 보험료 부담을 덜어줄 지원책도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한 국가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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