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진다. 해조류 등이 겨우내 숨어 있다가 날이 따뜻해지면서 작은 물고기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큰 물고기들은 작은 물고기들을 섭식함으로서 생명의 연장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봄에 산란을 한 작은 물고기가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서 다음 생을 이어가기 위한 성체로 커가는 기간이다.
어민은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본격적인 어로활동을 시작한다. 전년 어기의 부족한 생산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어기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항상 꿈꾼다.
쌍끌이 외끌이 트롤의 3개 업종인 대형기선저인망은 140여 척의 선박에 1700여 명의 어업 종사자, 그리고 500여 명의 지원 인원 등으로 육지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인 바다에서 가족의 삶을 책임지고 살아간다. 누구도 어업인의 고충을 알아주지 않는다. 스스로 위로하고 도와주면서 어업에 묵묵히 종사한다.
전년 어기에 이어 금년 어기도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경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거기에다 2019년부터 시작된 중국 우한발 코로나는 어획물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어가의 하락을 초래했고, 새로운 어기에 희망에 찬 초출어를 시작하자마자 쌍끌이 선원의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출어했던 선사들 대부분이 귀항했다. 이로 인해 조업이 중단돼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가져왔고 좁은 공간에서 폐쇄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어선 생활의 특성상 면역성이 조금 떨어지는 선원의 즉각적인 전염으로 다수의 인원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감염자 발생으로 귀항한 어선의 경우도 개별적으로 계류는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서로 묶어둘 수밖에 없고 선박 간에 이동도 서로 건너다닐 수밖에 없다 보니 주변 선박에 직접적인 피해를 회피할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동종 업종 선박의 선원들도 대부분 동선 겹침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귀항한 어선이나 출어 대기 중인 어선이나 대부분의 선원들이 검사를 받거나 치료를 위해 격리 수용 등으로 지속적인 조업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거기에다 외국인 선원의 충원까지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정부의 폐쇄 조치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하다. 선내 필수 인원의 부족으로 안전 조업까지도 위협받는다. 24시간 이동하며 물고기를 채포하러 다니기 때문에 인원의 부족은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안전 조업과 안전 운항에 위험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어선어업 종사자는 굉장히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한다. 한 사람이라도 감염자가 발생하면 집단감염될 확률이 높은 직업군이다. 어업은 1차 산업이다. 국민의 식생활을 책임진다.
농업은 분산돼 작업하고 작업자의 결원이 생기면 즉시 충원할 수 있지만 어업은 1년 단위로 생산활동을 하기 때문에 어기 중 인원의 교체나 충원이 용이하지 않다. 한 사람이라도 감염되면 생산 현장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선사는 물론이고 선원의 생계마저도 위험해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어업을 전업으로 하는 근해어선의 경우 일회성 백신의 조기 공급과 단순 동선이 겹칠 경우 즉각적인 검사를 통하여 음성의 판정이 나오면 격리조치를 면제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매뉴얼대로 한다는 답변만 한다. 바다와 육지는 조업과 생활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육지의 매뉴얼을 바다에 적용시켜서는 안된다. 국민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어업인의 노고를 감안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여 육지의 근로자와는 별도의 매뉴얼을 만들어서 감염병을 적절히 관리하고, 어민들의 어로 활동을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어민들도 육지와 바다의 생태계처럼 자연적인 순환 활동이 되어 더 나은 삶의 미래를 꿈꾸기를 희망한다.
쌍끌이대형기선저인망 선주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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