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 1차 접종자가 어제로 1400만 명을 넘었다. 우리 국민의 약 27%로, 4명 중 1명은 1회 이상 접종을 한 셈이다. 접종 개시 112일만의 성과다. 정부가 목표로 한 ‘상반기 1400만 명 접종’을 2주가량 조기 달성한 것이기도 하다. 후유증에 대한 경계심리 확대와 물량 부족에 따른 접종 중단 등 초반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표다. 그러나 이는 무엇보다 불안함 속에서도 정부 방침에 적극 동참한 국민의 협조가 있었기에 달성 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외교 등을 통한 정부의 백신 안정화 노력이 없지는 않았으나, 자화자찬할 일까지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11월 집단면역을 완벽하게 성공해 내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어제 정부가 발표한 3분기 백신 접종 계획의 순항이 당면 과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직접 발표한 세부계획에 따르면 9월 말까지 국민의 70%인 3600만 명이 최소 1회 이상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상반기에 접종을 받지 않은 18~59세 일반국민 약 2200만 명이 7월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받는다. 7월 초·중순에는 6월 대상자였으나 건강 사정이나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을 받지 못한 60~74세 20만 명이 최우선적으로 접종한다. 860만여 명에 달하는 50대는 7월 25일께부터 접종하고, 40대 이하 나머지 연령대는 8월 중순부터 예약순으로 접종한다.

3분기 계획상 가장 조심스러우면서도 역점을 두어야 할 대상은 2학기 정상 등교와 대입시험을 앞둔 교육계 종사자 및 대입수험생이다. 고교 3학년과 고교 교직원은 동의를 거쳐 7월 셋째 주부터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화이자 백신을 맞고, 고교 3학년 외 수험생은 7월 대상자 확정 절차를 거쳐 8월 중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또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교직원 및 돌봄인력도 7월 셋째 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한다. 이와 함께 7월 말부터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과 방역 상황에 맞게 자체적으로 접종을 할 수 있게 했고, 대형 사업장도 8월 중에 자체 접종에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유연성을 갖겠다는 의도다.

목표 달성을 위한 관건은 차질없는 백신 수급이다. 정부는 3분기 중으로 총 8000만 회 분량의 백신을 들여올 계획이다. 7월에는 AZ,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4종류의 백신 약 1000만 회 분을 도입한다. 그러나 최근에도 AZ 백신이 모자라 일부 예약자의 미접종 사태가 빚어진 것처럼 수급 문제만큼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아울러 중증장애인, 노숙인 등 ‘접종 사각지대’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책도 꼼꼼히 시행해야 한다. 국민의 동참과 협조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일상회복으로 가기 위한 국민의 변함없는 지지 및 참여가 절실하다”는 정은경 청장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일류 국민’다운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백신 접종은 이제 우리 모두를 위한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