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황강 물과 창녕 강변여과수를 부산과 동부경남에 공급하는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이 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 정책위원회를 통과했다. 오는 24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에서 이 방안이 의결되면 부산시민이 30년간 학수고대해온 안전한 상수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방안에는 경북 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에 공급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계획대로 되면 사연댐에 잠긴 반구대 암각화를 건져내는 울산시민의 숙원도 이룰 수 있다. 그 시기는 신규 취수원 개발이 완료되는 2028년이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의 결정이 주목된다.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에 따르면 황강과 창녕에서 각각 45만ｔ씩 하루 90만ｔ을 취수해 부산에 42만ｔ, 창원 김해 등 동부경남에 48만ｔ을 공급한다. 현재 대구의 취수원인 운문댐 물도 하루 7만ｔ씩 울산에 제공한다. 그 대신 구미 해평취수장과 문산·매곡취수장 물을 하루 58만8000ｔ씩 대구·경북에 공급한다. 이럴 경우 부산·동부경남이 대체 상수원을 확보하고, 울산도 현 취수원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춰 반구대 암각화의 수몰을 막을 수 있게 된다. 부울경으로선 반드시 관철해야 할 최선의 방안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합천 창녕 구미 등 신규 취수원 개발지역의 반발이다. 반발을 무마하려면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제약과 용수 부족 등 해당 지역의 피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환경부는 이에 신규 취수원을 개발할 때 상수원보호구역을 확대하지 않고, 해당 지역민의 물 사용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한다는 내용을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에 담았다. 신규 취수원 개발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이뤄진다. 이 방안이 낙동강유역물관리위 정책위원회를 통과한 건 그 때문이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일을 잘 마무리하기 바란다.

아울러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낙동강유역물관리위에서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이 의결된다고 해서 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산이 확보할 안전한 상수원은 하루 총소요량(95만ｔ)의 4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질 3, 4등급의 낙동강 하류 원수를 정수해 사용해야 한다. 낙동강 원수 오염은 부산 연안 수질과 생태계 악화로도 이어진다. 따라서 수질 관리 또한 결코 소홀히 해선 안될 사안이다. 환경부가 신규 취수원 개발(2조4000억 원)과 함께 낙동강 수질 개선에도 3조9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한 건 바람직한 일이다. 내년부터 총유기탄소(TOC) 총량제가 도입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대체 상수원 확보와 수질 개선 등 낙동강 물 문제의 해결은 ‘메가시티’ 조성을 목표로 한 부울경 상생에도 도약대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가시티 추진이 물 문제 해결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린하지 않는 이웃의 공존은 불가능하다는 건 상식이지만, 그 지당한 이치를 실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상생·공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메가시티를 향한 질주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