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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해체연 설립 예타 탈락 기재부 결정 납득 힘들다

고리 1호기 안전한 해체 위해 시급, 핵폐기물 처리부터 실마리 풀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6-15 19:37:4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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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고리 1호기 해체를 위해 필수시설인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안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시켰다. 고리 1호기 해체보다 연구소가 먼저 생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초 올 10월 착공해 2024년 완공하려던 연구소 설립 일정의 순연이 불가피해졌다. 한수원은 8월 중으로 다시 예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지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원해연은 고리 1호기의 완전하고 안전한 해체를 목적으로 관련 기술과 장비를 연구 개발하기 위해 만드는 기관이다. 국내에는 원전 해체 작업을 해본 경험이 없다. 관련 기술도 아직은 부족한 상태다. 고리 1호기 해체에 필요한 기술이 58개인데 한수원이 현재까지 확보한 건 50개 남짓이다. 원전이 실제 해체 작업에 들어가기 전 연구소 설립을 통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인 이유다. 그런데도 기재부가 원전 해체와 원해연 설립 시기를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제시하면서 예타에서 탈락시킨 건 일의 선후관계를 바꿔도 한참 뒤바꾼 결정인 것이다.

고리 1호기 해체, 원해연 설립, 사용후핵연료(핵폐기물) 처리 등 3가지 사안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있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제때 올바로 해내지 못하면 전체 일정이 모두 어그러지게 된다. 특히 시급한 과제는 핵폐기물 처리 문제이다. 운영 정지된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확정하지 않으면 고리 1호기의 해체 계획은 완성될 수 없다. 그 핑계로 원해연 설립을 차일 피일 미뤄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원안위와 한수원 계획으로는 고리 1호기의 실제 해체 시기가 빠르면 2, 3년 후라고 하지만 이때 가서도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여전히 핵폐기물 폐기 방식이나 폐기 장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서이다. 그럼에도 원안위와 한수원은 고리 1호기 해체 관련 절차를 착착 밟아나가고 있다. 오물을 버릴 데도 없으면서 정화조 뚜껑부터 열겠다는 발상이나 같다. 핵폐기물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원전 해체작업도 결국엔 멈출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원해연을 예타에서 탈락시킨 건 어쩌면 고리 1호기 해체 로드맵을 이처럼 주먹구구로 짜놓은 원전 당국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와 해체는 이제 돌이킬 수 없다. 탈원전을 기조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아니어도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가야할 길은 정해져있다. 가장 중요한 일을 골치 아프다고 미루고 떠넘기는 바람에 그 다음 일정이 줄줄이 멈추거나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정부가 올초 활동을 종료한 사용후핵연료재검토위의 권고를 받아들일 생각이라면 이제라도 핵폐기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 입법이나 입지 결정에 총대를 메야 한다. 고리 1호기 해체와 원해연 설립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이것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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