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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의 끼니] 외식업에서 디테일이란?

  •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1-05-18 19:45:2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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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된 ‘2% 부족할 때’라는 음료가 있다. 2% 부족하다는 건 100%를 기준으로하면 98% 정도 채워진 상태다. 98%를 기수로 환산하면 0.98, 이를 반복해서 곱하면 결과는 0에 수렴한다. 2%를 채워서 100%가 되고 이를 기수로 환산하면 1. 1은 무한대로 곱해도 여전히 1이다. 그런데 여기에 2%를 더해서 102%가 된다면? 1.02를 계속 곱하면 무한대로 늘어난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98%를 유지하면 결국 망한다. 100%가 되면 다 갖춰진 것 같지만 결과는 항상 제자리다. 여기에 남보다 2% 정도 나은 경쟁력을 가진다면? 비로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외식업에서의 이 2%를 ‘디테일’이라 명명하고, 성공의 사례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누룽지 한 조각도 음식점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의 사례다. 횟수로 4년 정도 만화가 허영만 선생과 일본의 온천 취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오카야마현 유바라온천의 한 호텔에서 만난 소녀의 이야기다. 2015년 당시 그녀의 나이는 열여덟. 대학진학 대신 호텔에 취업하기 위해 현장실습을 나와 있었다. 아침식사 시간. 그녀는 유기농 야채와 닭을 사용해 지은 밥을 가마솥 째 가져와 손님 앞에서 밥그릇에 퍼 담았다. 밥주걱 놀리는 솜씨가 제법 야무져 보였다. 그런데 정갈하고 소담스레 담긴 밥의 정수리에 누룽지 한 조각을 올려놨다. “이건 대체 왜 올렸느냐”고 물었더니, “저희 밥은 누룽지가 맛있기 때문에 우선 누룽지 맛을 즐기시고 그 다음에 밥을 드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누룽지 한 조각까지 밥맛의 일부라 여기는 태도가 놀라웠다.

어떤 대상(음식)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본질을 헤아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음식의 본질을 이해하면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감동은 소소한 것들의 총합이고 맛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로부터 비롯된다. 그녀의 작은 배려에 잠이 덜 깬 우리 일행은 모두 감동 받았다. 가장 연장자인 허영만 선생이 특히 그랬다. 좀처럼 캐리커처를 그려주겠다고 먼저 나서는 법이 없는 허영만 선생이 오히려 선물을 주고 싶다며 자청했다.

섬세하다는 것은 접객의 기본이다. 하지만 디테일은 상대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환기시켜 감동을 주는 행위다. 언어가 남용되면 본질이 흐려진다. 요즘은 온갖 곳에서 디테일이란 말이 난무한다. 나는 이 소녀를 만난 이후로 웬만해선 ‘디테일’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 최고의 만화가로 하여금 스스로 펜을 들게 할 정도는 돼야 쓸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외식업 관계자들께 조언 하나 드리고자 한다. ‘왜 우리 가게에 손님이 없을까?’ 남보다 2% 부족하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남들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남을 능가할 수 있는 2%의 디테일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음식점의 운명은 결국 이 4%로 달라진다.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대표가 하는 일의 본질도 출연한 음식점에 부족한 2%와 그 음식점만 가질 수 있는 2%를 찾아주는 역할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누구나 ‘골목식당’에 출연할 수 없다. 그러니 당신 스스로 백종원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객관화하고 부지런히 업계 상황을 살피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언제나 당신 주변에 있다.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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