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도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되나요?”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요즘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오늘도 여러 번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참 난감하다. 가부를 묻는 환자에게 ‘예, 아니오’로 답하기 어렵기에 제한된 짧은 진료시간은 더욱 안타깝다. “죄송하지만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는 말로 대답을 시작한다.

	그림=서상균 기자

코로나 백신은 과연 안전한 것인가? 정말 90% 이상의 예방효과는 있는 것인가? 심장수술을 받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도 되는 것인가? 가장 효과적인 백신은 어느 제조회사의 것인가? 등등…

쏟아지는 다양한 질문에도 역시 솔직하게 ‘잘 모른다’는 답을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접종 자체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확실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신약 혹은 백신의 개발 과정은 참으로 험난하다. 전임상 단계부터 1, 2, 3상 과정을 모두 거치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해당국가의 허가를 얻고, 대량 생산하기까지 10년은 너끈히 걸린다. 급속히 창궐하는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과정들은 압축하여 진행할 수 밖에 없다. 불과 2년 남짓한 시간에 만들어진 백신들의 안전성이 계속 문제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예방효과도 아직은 논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접종을 마친 영국 등에서 보여주는 90~95%의 효과(항체형성률)도 유럽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집된 데이터이다. 다른 인종, 다른 민족인 한국인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접종이 이루어진 후의 통계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백신을 선점하여 제조, 공급하는 회사나 국가의 입장, 이권 등을 추가로 고려한다면, 발표된 효율성도 한 번쯤 의심해봄 직하다. 백신의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결국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맞닥뜨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접종의 부작용과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의 발생 가능성, 혹은 발생 후 위험성을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는가에 따라 접종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심장수술을 받았거나 지병이 있는 환자들이 ‘백신을 맞아도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백신 접종의 부작용으로부터 100% 안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심장병이 있거나 지병이 있는 환자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그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백신을 맞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조심스레 답을 드리지만, 자신의 지병을 줄곧 치료해 온 주치의의 냉철한 확답을 기대했던 환자로서는 맥빠지는 대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이 모든 것이 처음이니….

막연한 두려움은 또 다른 공포를 가져올 뿐이다.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바이러스가 처음 퍼져 나갔던 2019년에 그랬듯이, 백신에 관해서도 최근 온갖 거짓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백신 접종 시 마이크로 칩을 함께 주입하여 육체와 정신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는 어떤 종교집단의 거짓 정보는 차라리 그 발상마저 재미있다. 옛 이야기에서는 세 사람이 입을 모아 거짓을 말하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고 하였다(三人成虎). 거짓 정보도 자꾸 듣다 보면 그럴 듯해지는 것이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 거짓정보를 만들어 퍼뜨리고 그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에게 따끔한 사회적 ‘백신’은 진정 없는 것일까? 단언컨대, 이 끔찍한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뿐이다. 근거 없는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접종을 받는 것이 어떨까? 순조로운 접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도 봄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어나길.

부산백병원 흉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