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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택용 실거주 레지던스 단속, 명확한 기준 마련해야

용도변경 불법이지만 그동안 묵인, 원칙 적용하더라도 혼란 최소화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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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1-20 19:28:1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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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레지던스라 불리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자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미 주거용으로 거주중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이행강제금을 물거나 당장 이사를 나가야 할 판이다. 단속을 책임진 지자체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레지던스를 숙박시설이라는 실제 용도에 맞게 사용 중인지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나 방법이 현실적으로 모호하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해운대 광안리 북항 송도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이미 건축됐거나 건축 예정인 레지던스가 유난히 많아 관련 움직임에 더 촉각이 곤두서는 상황이다.

엄밀히 말하면 정부의 레지던스 단속 방침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현행법은 이미 레지던스를 주거용이 아니라 숙박시설로 분류하고 있고, 이를 어겨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적발되면 소유주는 원상 복구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정부가 새삼 이 조항을 끄집어내 법 적용을 엄격히 하려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레지던스는 분양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전매가 가능하며 보유 주택수에 포함이 되지 않는데다 대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세금 부담은 적고 수익성은 높아 그동안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피할 수 있는 틈새상품으로 활용됐다. 정부로서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빈틈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데는 수분양자들을 호도한 건설회사의 책임이 무겁다. 레지던스를 아파트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함으로써 매입자들을 현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법을 상세히 알지 못한 채 건설사의 말만 믿고 구입한 사람들이 상당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레지던스라는 건축물 유형이 건축법 체계 안으로 들어온지 10여년이다. 그 기간동안 건설사의 홍보방식이나 레지던스의 실제 사용 형태를 정부가 전혀 몰랐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다. 정부가 레지던스 활용 실태를 지금까지 사실상 묵인하거나 방치해놓고 이제 와서 법대로 하겠다고 나서면 현장의 혼란을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방침이 계획대로 집행되면 거주용 레지던스의 소유주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다. 이행강제금을 내든지, 숙박시설이라는 법적 용도에 맞게 호텔 등으로 바꾸든지, 아니면 건물 용도를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로 아예 변경하든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건물의 용도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택과 숙박시설은 적용 법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은 두 가지 방안도 소유주가 감당하기에는 많은 부담과 불편이 따른다. 불법 전용된 건축물이 부동산 투기에까지 이용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정부의 취지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 역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만큼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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