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수도권 언론의 부정적 편파·왜곡보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가 1996년 중장기발전계획에 미주 유럽 노선 수용과 24시간 안전 운항 가능한 관문공항 건설을 포함시킨 이래 20년도 넘은 지역의 염원을 한낱 정치적 거래물로 폄하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신공항 검증위 발표 직후부터 수도권 신문들이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성 기사를 쏟아냈고, 어떤 신문은 아예 1면 톱기사 제목에 ‘정치공항’이라고 낙인 찍어버렸다. 급기야 일부 언론은 검증위 발표와 결정 과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 보도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지역민의 인내도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한 신문은 김수삼 검증위원장 인터뷰라며 검증위 결론에 대해 “보완해서 쓸 수 있으면 김해신공항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TK의원 다수는 이 기사를 자신들의 SNS에 공유하며 가덕신공항이 정략적 결과물이라는 근거 논리로 삼는 등 왜곡 정보가 확대 재생산됐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내용을 왜곡해 심히 유감”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또 자신과 분과위원장 등 5명이 김해신공항안 백지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검증위는 9월 25일 전체위원회에서 법제처 해석에 따라 두 가지 결론 중 하나를 채택하기로 모두 동의한 상황이었고, 법제처의 ‘위법’ 판정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편파 왜곡보도 행태에는 뿌리 깊은 수도권 일극주의와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 검증위의 신뢰성을 훼손해 결론 자체를 정략적 결과물로 퇴색시키려는 의도도 다분해 보인다. 그 외에도 의도적 보도는 차고 넘친다. 4년 전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 발표 당시 나왔으나, 이미 정치적 타협안 논란을 빚은 프랑스 용역업체의 보고서만을 근거로 가덕신공항의 경제성 부족을 공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8년 제출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과 부산시의 가덕 활주로 방위각 개선안 등을 종합하면 오히려 가덕의 건설 비용이 적다는 점을 보지 못한 것이다. 목적에 맞춰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한다면 진실을 생명으로 삼는 언론이라 할 수 없다.

지역에서 ‘수도권 신문 불매 운동’ ‘상경 항의 집회 불사’ 등의 반발 목소리가 증폭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은 수도권 언론들이 단 한번이라도 제5 활주로까지 확장 중인 인천공항 비대화를 제대로 비판한 적 있는지 묻는다. 인천공항의 무한 확장은 괜찮고, 가덕신공항은 안된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PK의 바람은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악의적 왜곡 보도 대신 객관적 사실에 맞는 진실 보도를 하라는 주문이다. 힘들다면 아예 입을 다물라는 외침이다. 아울러 부산시가 언론의 편파 보도를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은 적절한 조처다. 오보가 사실인 양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방치해선 안된다는 판단을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