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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 /박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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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16 19:54:0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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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4년간 국제신문 의료칼럼을 써 왔다. 전부 다 의료계 현안에 대한 내용으로 정책과 의료법에 대한 글이었다. 조금의 변화라도 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정부든 정당이든 의료계 편을 들면 지지도가 떨어지고, 병원 광고를 많이 받는 언론들도 정작 기사는 의료계에 비우호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림=서상균 기자
지난해 의료계에 대한 규제는 340건 이상이었다. 의료 파업 이후에는 더 강한 규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규제들이 많지만, 국민이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다.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진료비 심사를 심사평가원에서 하는 법이 몇 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교통사고 환자 치료에 비급여 재료를 쓰지 못하게 되어 기본 치료 외에는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법이 발의될 때는 매스컴도 조용해서 국민이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실제 교통사고 환자가 되면 자신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은 이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실손보험 치료도 심사평가원에서 담당하게 하여 실손보험 지급액을 줄이겠다는 보험사들의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환자들이 입원을 원하더라도 외래에서 할 수 있는 검사 혹은 수술이라면 입원을 시킬 수 없는 규정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환자가 원해도 의사가 입원을 시키면 안되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이로 인해 진료 거부로 고발당할지 걱정하고 있다. 또 소위 ‘친절한 의사법’이란 것도 발의되었는데 환자나 보호자가 의사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외래, 입원 환자가 다 원할 것이다. 의사는 글 적다가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정부는 최근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심야 배송을 금지하고 주 5일제로 하며 택배 배송 수수료도 올리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택배기사가 매우 힘들게 일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의사는 어떤가. 전공의 특별법에서 전공의는 주 80시간 이상 일하면 안된다는 조항이 있다. 법 시행 전에는 80시간이 아니라 주 100시간을 넘기는 것이 예사이고 내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바이탈과는 공휴일, 일요일 없는 주 12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너무 많았다.

전공의 특별법이 생기니 수술 도중 퇴근해야 하는 전공의도 생기고 교수 혼자 회진하여 교육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의사가 힘들다며 의료 수가를 올려 주겠다는 정책은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이다. 의대 본과 4학년 의사 자격시험 미응시 문제는 근본 문제는 정부가 만들어놓고 돌팔매는 학생들이 맞고 있다. 만약 변호사, 변리사, 약사, 공인중개사 등의 면허증, 자격증을 정부나 시민단체 추천으로 수여한다면 현재 그 직업에 종사하거나 그 직업을 가지려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또한 그 직업의 고유한 영역을 타 직종이 정부에 로비를 해서 가져가려 한다면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내년에 인턴이 없으면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더 선발하고 입원전담 전문의를 활용하겠다고는 하지만 9급 공무원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5급 공무원이 9급 공무원 일을 대신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은 모를 것이다. 한 해 전공의가 나오지 않으면 변호사 등 타 직종이 한 해 아무도 배출되지 않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젊은 예비 의사들은 이제 어른들이 정의라고 말하는 것이 진짜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환자를 살리는 것이 의사의 소명이라는 생각이 점점 없어져서 바이탈과는 지원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우리나라 의료는 더 기형화되어 갈 것이다. 지난 4년간 이 지면을 통해 주장한 필자의 뜻은 전문가로서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부든 의료는 정부가 돈 들이지 않고 국민에게 베푸는 시혜의 도구라고 생각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박원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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