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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몰도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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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11 19:37:3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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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와인이 우리나라 와인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015년 대전에서 열린 ‘아시아와인 콘퍼런스’였다. 이 행사는 전 세계 와인시장의 동향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수준의 와인클래스로 ‘아시아와인트로피’의 부대행사로 개최됐다. ‘아시아와인트로피’는 초대된 국내외 와인전문가들이 전 세계에서 출품된 와인들을 평가하는 아시아 최고의 ‘와인품평회’이다. 몰도바의 공식 명칭은 몰도바공화국(Republic of Moldova)이다.
당도가 풍부하고 다양한 종류의 과일이 생산되는 몰도바
몰도바는 18세기 후반, 오스만제국과 러시아의 영토분쟁을 시작으로 1991년 독립할 때 까지 역사적으로 정복당하고 갈라지는 분쟁의 희생양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몰도바는 유럽연합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풍요롭게 살 줄 알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유럽의 비실용적인 기준과 제약들로, 몰도바 농산물들의 시장진입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한 품질경쟁력과 판로문제, 정치적인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토양이 비옥해 향과 맛이 진한 포도가 생산되는 몰도바에서 프랑스인들은 18세기부터 와인을 만들었고 19세기부터는 보르도, 부르고뉴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와인을 생산했다. 독립 후 국가경제체제에서 민간 기업으로 거듭난 와인생산자들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샤르도네 같은 특별한 품질의 국제품종, 향이 진하고 맛이 풍부한 토착품종, 그리고 토착품종과 국제품종을 브랜딩 한 독특하고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

몰도바에서 와인을 마실 때는 ‘건배, 위하여’의 의미로 ‘Noroc’이라고 외친다. ‘Noroc’은 루마니아어로 ‘행운, 다행, 운명’을 뜻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다행으로 여기는 마음이 담긴 말이다.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라 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 견디기 힘든 아픔을 이겨낼 수만 있으면 다행이다. 아픔 없이 행복한 삶은 없다. 포기하지 말자. 그 시절을 기억할 수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고 그 추억만으로도 삶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음식과 친절한 미소가 오랜 기억으로 남는 곳, 더불어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멋진 와인이 넘쳐나는 몰도바. 해외여행은커녕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시절. 비록 그곳에 가지 못해도 샴페인 부럽지 않은 몰도바 스파클링만 있어도 몰도바를 추억하기에 족하다.

지금 한국에 있지만, 향 가득한 몰도바와인 한잔이면 나만의 멋진 몰도바 여행이 될 수 있다. 이나마 우리 삶이 행복한 것이 다행이다.

몰도바와인의 발전을 위하여 “건배”, 몰도바를 추억하며 “NOROC!”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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