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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조선전사장(造船戰事狀) /박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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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10 20:02:1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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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년 9월10일 ‘바다와 육지에서 적을 방비하는 계책에는 각각 어렵고 쉬운 점이 있습니다. (중략) 해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많은 군졸이 죄다 배 안에 있으므로 적선을 바라보고… 노를 재촉하는 소리가 급하게 울릴 때… 군법이 뒤를 따르는데 어찌 마음을 다하지 아니 할 것이며 거북선이 먼저 돌진하고 판옥선이 뒤따라 진격하여 연이어 지자, 현자총통을 쏘고 따라서 포환과 화살을 빗발치듯 우박 퍼붓듯 하면 적들의 사기가 쉽게 꺾이어 물에 빠져 죽기에 바쁘니 이것은 해전의 쉬운 점입니다.’ 그리고 ‘연해안 각 고을의 군을 수군에 소속시키고, 군량도 수군에 속하게 하여, 군선 250척의 건조와 지, 현자총통의 보급과 물력의 확보’를 강조하고 ‘적의 동향을 듣는 대로 즉시 대응하는 정보체계’와 ‘군량의 자급을 위한 순천, 흥양 등지의 둔전을 시행’하고, 이를 위한 ‘지휘권의 조정과 정립을 요구’하는 장계를 올린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 받고 임금께 올린 ‘조진(條陳)수륙전사장(水陸戰事狀)’이며 삼도수군통제사로서의 출사표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길 수 있는 전략과 적군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방책을 장계에 다 모았다. 이순신 장군의 자유는 법에 대한 준비와 통찰, 한 칸 너머의 것에 대한 집요함, 그리고 해탈이었다. 자유는 함께 공유될 때 많은 갈등을 조장한다. 자유의 정의와 실행은 쉽지 않다. 자유는 실력과 겸손, 그리고 희생을 밥 먹듯이 먹고 살아가는 본능이 있어 더 어렵다.

사람이 모여 이득을 추구하는 기업의 자유는 무엇인가? 돈을 벌어야 하고, 돈 버는 생태계를 만들고, 진짜 실력으로 겸손함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그 힘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주변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왜? 어떻게? 는 이순신 장군이 ‘수륙전사장’에서 힘과 자유를 위해 전심전력으로 주장하고 도모한 것들에 답이 있다. 침략의 억압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남이며 전쟁의 승리이고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법에 대한 준비는 기성체계에 대한 도전이며 혁신이다. 법과 자유는 창과 방패마냥 싸워 왔다. 그래서 통찰이 필요하고 한 칸 너머의 목적이 필요하다. 집요하게 추구하고 때가 되면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한다.

필자는 조선공학과, 해군 사관후보생(OCS)장교, 조선소에서 40년 이상을 보냈지만 조선업의 본질과 자유로움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어렵다. 한국 조선산업의 진정한 자유로움은 어디에 있는가? 우선 조선산업의 어렵고 쉬운 점을 알아야 한다. 거액의 자본, 대량의 기술인력, 대규모의 설비와 효율적 운영시스템을 갖추기는 정말 어렵다. 노사갈등과 사업의 지속성까지 보태면 더욱 어려움이 커진다. 힘들게 성문을 열고 문턱을 넘으면 전심전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첨단 고부가가치선박을 선도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캐시카우’ 선박을 고효율로 제조하며, 재무적 자립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 설계, 품질분야에 기술의 핵심을 모으고 직영, 협력사의 구조개선과 숙련인력 유지, 고용안정성을 확보한다면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를 놓칠리 없다. 여기에 현지건조 영업강화와 지배구조의 조정과 정립이 더해지면 갈 길은 더욱 쉬워진다.

조선소 지배구조의 대변혁을 알리는 매각 바람이 세차다. 대형 D사는 H사가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며 중형 S사는 매각절차가 완료되어 정상화 준비를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중형조선사인 H사, S사와 D사도 연내 매각을 위한 작업에 돌입하였다. 중형 3사 매각은 대략 1조 원 딜이다. 대형 S사도 그룹승계에 따라 정체성관련 전략적 딜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지휘권 조정의 와중에서 조선산업의 미래와 다시 날 수 있는 날개를 되찾아야 한다.

조선산업 비상(飛上)의 핵심 삼총사는 조선소 근력강화, 기술중심, 이길 수 있는 인프라이다. 삼총사를 엮는 것은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이해관계자)의 충심이다. 새로운 인수자가 명심하고 또 명심할 일이다. 당사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진심을 움직여야 한다.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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