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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번갯불에 콩 볶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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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지난 1일 국민의힘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치가 아무리 권모술수라고 하지만, 이렇게 일구이언 후안무치해도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앉은 자리 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흰 글씨가 선명했다.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바탕이라 더욱 도드라졌다.

   
이날 오후 내년 4월 부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및 당헌 개정 여부를 결정하는 민주당 전당원투표가 마무리됐다.

하루 뒤인 어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저희 당은 철저한 검증, 공정 경선 등으로 가장 도덕적으로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진행된 투표에서 86.64%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 대표 뒤엔 ‘건강한 대한민국 유능한 민주당’이란 문구가 또렷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발걸음이 빨라진다.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거쳐 당헌을 바꾼다. 이후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선거기획단 구성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선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듯하다. 당장 해치우지 못하여 안달하는 조급한 성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번갯불에 회 쳐 먹듯 일사천리, 속전속결이다.

키워드는 ‘유능한’이다. 그 속뜻이 드러난 건 지난달 1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가칭 ‘2020 더 혁신위원회’ 발족을 알리는 이 대표 말이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스마트 정당, 필요한 일은 반드시 수행하는 책임 정당, 모든 일에 성과를 내는 유능한 정당’이다. 선거마다 연전연승하는 집권 여당인만큼 부산과 서울시장 유고는 해당 시장 책임이지만 대선 전초전인 보궐선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능한 후보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일구이언’이다. 일구이언은 이부지자라 했다. 한 입으로 두말을 하면 아버지가 둘이라는 고약한 의미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여기에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공천이 가능하도록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5년 전 만든 당헌을 속절없이 용도폐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당원 설득과 유권자 마음을 얻는 건 별개다. 민주당이 유능한 것은 좋으나 ‘민주당=대한민국’일 순 없다. 그건 과욕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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