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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여성’ 그리고 짤막한 생각 /차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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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0-13 19:12:0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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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가 20대 남성을 대표하지 않으며,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준 여자친구와 어머니 또한 20대와 50대 여성을 대표하지 않음을 밝혀둔다. 또한 이 글은 내 주변 여성들을 위해서 쓴 것이 아니며 그들을 위한답시고 글을 써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나는 모든 사람이 ‘본인’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미숙함을 발견하거나 타인의 생각에서 참고할 점을 얻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럼으로써 각자 세계관을 형성해나갈 수 있고 성숙한 사회적 논의 또한 이뤄진다고 믿는다. 그런 관점에서 나 또한 내 생각을 밝히고 싶다.

첫째, 유관순 열사 얼굴 보정에 관하여.

얼마 전 열사의 순국 100주기를 맞아 한 네티즌이 열사의 얼굴을 복원했다며 사진을 올렸고, 많은 이들의 환영과 동시에 비판을 받았다.

나는 그 사진에 비판적이다. 고문으로 인한 얼굴의 부기를 빼겠다는 표면적인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의문인 것은, 전문가들이 부기를 없애 복원한 표준영정과 3D 복원 얼굴은 대체 어디에 두고 미용 목적의 얼굴 보정 앱으로 수정한 사진을 왜 좋은 복원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고, 본인 얼굴에다 누군가가 미용 앱으로 가지런한 치아를 합성하고 눈을 키우고 얼굴 좌우 폭을 줄인 다음에 “이제서야 보기가 좋네요”라고 말한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 하는 점이다.

둘째, 최근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간호사 복장에 관하여.

간호사와 간호대생들이 이를 비판했다. 해당 복장이 간호사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심을 수 있고 이는 현장 간호사들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코스튬은 코스튬일 뿐” “뮤비를 본다고 우리가 현실의 간호사분들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나는 그 의견들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간호사와 간호대생분들께서 느끼는 불쾌함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14.5%가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있고 주로 환자와 그 보호자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간호사분들께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이다.

직업 특성상 간호사는 이런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고 해당 뮤직비디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뮤직비디오나 핼러윈 의상을 규제하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현장 간호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부터 먼저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간호사를 비롯해 살면서 마주칠 수 있는 다른 이들에게 좀 더 귀를 기울였으면 하고 바라본다. 첨언하자면 “별걸 다 불쾌해하네”라는 말이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성추행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엄마에 관하여.

나는 최근까지도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어릴 때부터 마음이 아프다며 누워만 계셨고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10대 남자아이였던 나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쯤 어머니께서 나아지시는 것 같아 단둘이 해외여행을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솔직히 말해 내게 편안한 여행은 아니었다. 관광지에 있는 동안에도 엄마의 입에서 쏟아지던 당신이 살아온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여행에서라도 엄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때를 계기로 엄마와 천천히라도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며칠 전 엄마와의 통화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계속 마주치면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힘든 일을 겪고 있으면 나도 그 고통을 같이 감당해야 하는 거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엄마?” 엄마는 답했다. “그 아픔을 너까지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괴로움을 털어놓는 사람은 상대에게서 ‘많이 힘들었겠다’ ‘내가 미처 몰랐구나’ ‘그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어’라는 말부터 듣고 싶은 게 아닐까. 나는 그런 식으로라도 누군가가 내 말을 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었어”라고. 이 말이 이번 칼럼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이다.

동아대 의학과 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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