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주거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자세 /하송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주거 빈곤 아동 가정을 취재했다. 두 번을 합쳐 14가구를 방문했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새롭고도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아동 주거빈곤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적’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더라는 것이다.

그중 하나는 ‘라떼는’이다. “아이들이 주거 빈곤에 내몰려서 살고 있으니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옛날에는 다 저런 집에서 살았다. 나도 ‘푸세식’ 화장실 썼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다. 물론 나 역시 초등학교 입학 전 ‘푸세식’ 화장실 가기 싫다고 울어서 엄마 손 잡고 갔던 기억이 남아있으니 “나 때는 다 그랬어”라는 말이 틀리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은 2020년이라는 데 있다. 지금이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나 잘살아 보자던 개발도상국 시절은 아니지 않은가. 그때는 ‘단칸방에 푸세식 화장실’이 표준이었을지 모르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33평 아파트 한 채에 10억은 우습게 된 2020년에 저런 집은 기가 막히는 일이다.

또 하나는 “부모가 있는데 우리가 왜?”라는 반응이다. 보호자가 있는데 왜 그 아이들을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논리다. 우리가 흔히 도와주어야 하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는 ‘소년소녀가장’은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 혼자가 되면 위탁가정에 맡겨지거나 시설에서 보호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혹은 조부모와 함께 살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빈곤의 늪에 빠진 아이는 생각보다 많다. 아이 둘이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화재가 난 ‘라면 형제’ 사건만 보더라도 그렇다. 어디 그 가정에 엄마가 없었던가. 보호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있더라도 제 역할을 못 할 때 민간의 지원과 국가 복지가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른도 빈곤하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태어나보니 그냥 가난했다. 빈곤가정 사례를 보면 어릴 때부터 시작된 가난의 사슬을 끊지 못해 평생을 그냥저냥 버티며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서라도 어릴 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첫 기사가 나간 후 반응은 나쁘지 않다. 관련 공공기관에서 현황 파악에 나섰고, 일부 민간단체가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이번 기사가 주거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회1부 차장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2. 2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3. 31명 뽑는 영화의전당 일반직, 189명 몰려 ‘바늘 구멍 뚫기’
  4. 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5. 5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6. 6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7. 7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희림’
  8. 8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9. 9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10. 10가덕도 SOC 공사 올스톱…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1. 1[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이재명 때리기…공멸 부른 ‘친박의 김무성 견제’ 닮아
  2. 2가덕신공항시대 글로벌 혁신의 리더 원한다
  3. 3[4·7 현장 '줌인'] “朴 자질 검증” 선공 날린 김영춘, “내가 할 소리” 되받아친 박형준
  4. 4여당 “LH 자체조사” 진화 나섰지만…야당 “검찰 직접 나서라”
  5. 5두 후보 “경선 경쟁자를 품어라”
  6. 6윤석열 사퇴효과? 지지율 수직 상승
  7. 7한미 방위비분담금 원칙적 합의…5년 계약 유력
  8. 8합조단 2만3000명 1차 조사…2013년 12월 거래부터 검증
  9. 9문 대통령 “LH 의혹, 검경 협력 필요한 첫 사건”
  10. 10민주당, 내일부터 김태년 대행체제
  1. 1장인화, 부산 ‘경제수장’ 출사표…송정석과 2파전
  2. 2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희림’
  3. 3정부, 가덕도 신공항 건설 TF단 구성…김해공항 확장안 완전히 백지화 의미
  4. 4공동어시장 코로나19집단감염에 경매 중단
  5. 5스마트항만 운영할 핵심 전문인력 부산서 키운다
  6. 6부산 지스타 최대 2028년까지 연다…영구개최 한 발짝 더
  7. 7미국 국채 금리 오름세 지속에 외국인 2월 한국 주식 3조 순매도
  8. 8포스코건설·삼성물산 위험한 작업 거부권 도입
  9. 9부산어시장 집단확진으로 경매 올스톱
  10. 10펄쩍 뛴 밥상물가…OECD 네 번째로 많이 올랐다
  1. 1[기자수첩] 부산경찰 내부 성범죄 ‘쉬쉬’…피해자 인권 뒤 숨지말라 /박호걸
  2. 2부산 돼지국밥집 유명 BJ 방송중 카메라에 딱 찍힌 ‘깍두기 재사용’
  3. 3부산 ‘관광비행 수학여행’ 본격화…위기의 항공업계 새 활로 가능성
  4. 4여성혐오 유발 안전표어…태영건설 안내판에 시민 공분
  5. 5가덕도 SOC 공사 올스톱…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6. 6뒤늦게 바뀐 백신지침에…구청장 ‘솔선수범 접종’ 물거품
  7. 7배달 대행업체 오토바이 몰던 50대, 신호위반 사고로 사망
  8. 8코로나19 확진자 하루만에 다시 400명대 중반으로
  9. 9동명대 새 총장에 전호환 부산대 전 총장
  10. 10양산종합복지타운, 이용자 중심 맞춤시설로
  1. 1“7월 KPGA 우성 대회 꼭 우승 하겠다”
  2. 2손흥민·케인 14골 합작…EPL 단일 시즌 신기록
  3. 3전인지 3개 대회 연속 ‘톱10’…부진 말끔히 털어내
  4. 4또 호수 넘긴 괴물 샷…디섐보, 통산 8승 번쩍
  5. 5부산 아이파크 박정인, K리그2 2R '베스트11' 공격수로 선정
  6. 6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7. 7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8. 8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9. 9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10. 10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동백전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안일규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얀마의 ‘거세 불안’
R2P와 중국몽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가덕 난공사 아니다”는 전문업체 주장 주목한다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양국 동맹 강화 전기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제 어떤 부동산정책을 믿겠나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바다식목일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