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걱정이다. 핵심 쟁점은 통신비 2만 원 지원과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다. 정부와 여당은 만 13세 이상 전 국민 4600만 명에게 통신비 2만 원을 일회성으로 지원하기 위해 9289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를 삭감하고 대신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원안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여야는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10일이나 지났지만, 이를 둘러싼 이견을 아직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2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2일 추경안이 처리돼도 정부 여당의 계획대로 추석 전 집행을 시작하기에 이미 촉박한 상태라고 걱정한다. 그래서 여야가 민생은 외면하고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추경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는 추경의 성격이 피해맞춤형 재난지원이라고 밝힐 정도다. 재정투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것이다. 그러려면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이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닌가. 산업 전반의 경기 추락으로 일자리를 잃어 생계의 위협을 받는 취약계층이 급증하고 있다. 빠른 예산 집행으로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경의 시급성을 여야 모두 인식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추경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여론의 비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야가 절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은 정치적인 유리함과 불리함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현재 여야는 협상을 예결위원회 간사들에게 일임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처리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