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부산시 컨소시엄이 지난 27일 정부 협상단과 첫 협상을 벌였다. 시 컨소시엄과 정부 측은 각각 11명의 협상단과 14명의 실무협상반을 꾸렸다. 실무협상반이 분야별 실무협상을 추진해 본협상에 상정하면, 협상단이 실무 합의 안건을 논의하거나 그 결과를 토대로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이들은 오는 11월 24일까지 북항 2단계 개발에 관해 논의한다. 북항 2단계 개발 방식과 재원조달계획은 물론 총사업비 결정 및 토지 사용 등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특히 시는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을 원도심과의 상생발전,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 연계한다는 방침이어서 보다 적극적이다. 이날 행사에는 시 컨소시엄을 총괄하는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참석해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에 대한 시의 의지를 보여줬다. 박 부시장은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의 주요 현안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2022년에는 착공돼야 한다”며 중앙부처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범시민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공청회를 여는 등 협상 단계부터 시민의견을 사업내용에 담을 계획도 마련했다.

시 컨소시엄이 경계해야 할 점은 지나친 낙관이다. 시는 부산항만공사 LH 부산도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4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동행’을 시작했지만 이들 기관이 해당 기관의 이익만을 챙기려고 하거나, 시가 독단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할 때 컨소시엄이 와해될 수도 있다. ‘지분 45%’를 보유한 부산항만공사가 주변의 비아냥을 감수하면서까지 ‘지분 0%’인 부산시에 컨소시엄 주도권을 내준 뜻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부산항만공사는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력을 높일 목적도 있었지만 4개의 기관을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시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후문이다.

벌써부터 주위에서는 시가 기관들과 상의도 없이 시 총괄건축관에게 컨소시엄의 중책을 맡겼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는 북항 2단계 항만재개발사업이 항만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원도심 상생발전 등이 연계된 ‘부산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사업임을 깨닫고 ‘사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팀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