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사태가 악화일로다. 정부의 의과대학교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정책 등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속출하는 양상이다. 우선 전국의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어제부터 모든 연차가 일손을 놨다. 지난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 22일 3년차 레지던트에 이어 어제는 1·2년차 레저던트까지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여기에다 26일부터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의 2차 전국 의사 총파업도 예정돼 있으니, 의료대란과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공의 파업만으로도 대형 병원에서의 진료 차질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의협 측은 응급·중환자 치료 등의 필수 기능은 유지한다지만, 의료진의 피로도가 한층 가중될 게 뻔하다. 또 일부에서는 코로나19 검사마저 중단된 상태라니, 통탄스러운 노릇이다. 이대로 가면 전국 대학병원 등 각급 의료기관에서 혼란이 빚어지는 건 사실상 시간문제다. 전공의들은 복귀시점 없이 무기한 파업을 벌이는 데다 전임의와 봉직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코로나19의 국가적인 위기에서 의사들의 이 같은 집단행동은 이유 여하를 떠나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하는 추세다. 방역과 검사·진료 등에 역량을 총결집해야 할 판에 되레 파업을 벌인다는 건 누가봐도 비상식적 행태다. 환자를 돌봐야 할 직분을 망각한 처사나 마찬가지다. 정부의 의료정책이 못마땅하다면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정부도 일방적인 정책 추진보다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의협은 정부의 정책이 철회돼야 파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정책 유보 후 논의를 갖자는 입장이다. 이처럼 맞서서는 사태가 풀리기 어렵다. 하지만 양 측 모두 대화에 공감하는 만큼,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어제 의협 측이 국무총리와 여야 정당에 긴급 간담회를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지 싶다. 따라서 최소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한 발씩 양보해 대화의 장을 이어가는 게 옳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파업을 중지하고 업무에 복귀하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