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어선원도 사람이다 /한종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8-11 19:13:47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필자는 남해 바닷가 출신으로 해산물을 즐겨 먹는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캐나다산 대게, 미국산 연어 등도 있지만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맛있는 우리 수산물은 수많은 어선원의 목숨과 잘려나간 손발들의 대가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해마다 140명 정도의 어선원이 해상에서 사고 또는 질병으로 죽음에 이르지만, 우리 사회는 너무도 무관심하고 아무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

2018년 기준 어업의 재해율은 전체 산업 재해율의 약 10배에 이른다. 일반인이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건설업보다도 2배 이상 높으며 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비율도 어업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16~17배 높다.

어선원의 재해율이 높은 이유는 기상 영향을 받는 업종 특성에 더해 장시간 연속 노동이 이뤄지고, 노동강도도 매우 높고, 작업 환경이 아주 열악하기 때문이다. 파도에 흔들리며 미끄러운 어선 내에서, 안전장치가 완비되지 않은 노후된 선박에서 작업이 이뤄져 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부상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육상에서는 단순한 배앓이로 끝날 문제도 제주도 남방 100마일까지 출어한 어선원에게는 제때 병원에 도달하지 못해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심지어 다친 몸으로 한 달 넘게 선내에서 작업에 투입됐다가 어획물 운반선과 같이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극단적인 예도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실상은 사고가 더 많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아 발표되지 않을 뿐이다.

육상의 산재보험에 해당하는 어선원보험은 3t 이상 어선은 당연가입 대상이고, 3t 미만은 임의가입 대상이다. 전체 어선의 절반 이상이 3t 미만이고, 임의가입 대상은 가입률이 높지 않아 어선원보험 가입률은 전체 어업인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통계에 안 잡히는 죽음이 적지 않기에 연간 사망자 수는 200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양식·맨손어업 등 다른 수산업 분야까지 범위를 넓히면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어선원의 산재 여부를 판단하는 어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서 법적 지식이 없는 어선원이 누구의 조력도 못 받고 자기 부주의로 다쳤다는 인식을 강요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상선 선원은 선원근로감독관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어선원은 그조차 없다. 먼바다로 나가면 다쳐도 쉽게 뭍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연간 약 140명이라는 사망자는 자연에 도전하는 어업의 특수성에 어선원 안전을 사각지대에 방치해 온 한국적 특수성이 맞물린 결과다. 다른 선진국은 어떠한가?

캐나다 어선원 사망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 연간 사망자 수는 10명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캐나다 전체 어선원(4만6000명)이 우리(6만여 명)보다 약간 적지만, 엄청난 차이다.

일본은 어선원 재해가 사회 문제가 되면서 1968년부터 5년 단위로 선원재해 방지계획을 수립한다. 1967년 일본의 어선원 재해사고 발생률은 4.83%였지만 2018년 기준 1.34%로 우리보다 3분의 1 이상 낮다.

왜 이럴까? 21세기 첨단 정보화시대에 19세기 낙후된 설비를 가진 어선에 20세기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선원은 어느새 외국인 이주노동자로 채워진다. 오직 생선 한 마리라도 더 잡아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자국 영해에서 조업하는 어선에 외국인을 승선시키는 선진국이 있는가? 어선은 물고기만 잡는 선박이 아니라 21세기에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해양환경 보호의 선봉이기도 하다.

어선원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에게 여든 야든 어선원 복지는 남 일이다. 지금이라도 수산업과 조선업이 손잡고 안전한 작업이 가능한 설비와 쾌적한 환경을 갖춘 어선을 개발·공급하는 어선 현대화사업을 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어업 활동을 보장하는 장치로 어선원안전건강복지기금을 설립해 정밀건강검진을 해마다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승선 전 질병을 찾아내고 사전에 치료하는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재해예방 사각지대인 3t미만 소형 선박에도 적용가능한 업무상 어선원건강안전법을 만들어 사용자의 안전장비 구비 의무, 안전하지 않은 작업을 어선원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나아가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법이 제대로 어선원을 보호할 수 없다면 20t이상 어선원만이라도 우선 선원법 적용 대상으로 환원해야 한다. 이는 어선원이 재해 시 제대로 법적 조력을 받을 수 없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대호·롯데 FA 평행선…4번 타자 재계약 소식은 언제
  2. 2‘가덕신공항 폄훼’ 김종인·주호영에 직격탄…야당 부산시장 보선후보들 반기
  3. 3부산시민 52% “버스 안 탄다”…가장 큰 불만 ‘긴 배차 간격’
  4. 4정의당 김종철 대표, 장혜영 의원 성추행…초유의 불명예 퇴진
  5. 5공사 중단 양산 다인로얄(4·5차 505세대, 물금 주상복합건물) 허가 전격 취소
  6. 6리베이트·업체 특혜 의혹 솔솔…경찰, 트램파크 내사 착수
  7. 7신입생 기근…대학·市·교육청 ‘트리플 전략 ’ 세워야
  8. 8‘지반 침하’ 부전~마산 복선철 조사단 확대
  9. 9“고리 3·4호도 수명연장 검토”…한수원, 탈원전 정책 역주행
  10. 10오늘의 운세- 2021년 1월 26일(음력 12월 14일)
  1. 1김영춘 “朴 행정경험 없다” 인터뷰에 박형준 “명백한 허위사실 엄중 경고”
  2. 2야당 일부 예비후보 ‘송곳 질문’에 진땀…경선룰 쓴소리도
  3. 3야당 “박범계 까도 까도 비리” 여당 “결격사유 없다”
  4. 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내년 대선 가늠자 될 보선…여야 ‘PK민심 쟁탈전’ 가열
  5. 5진보진영 또 도덕성 타격…‘정의당 쇼크’ 집단탈당 우려
  6. 6시장 보선 기선잡기…여야 ‘가덕신공항戰’ 재점화
  7. 7이언주·이진복 “朴 무고 교사” 의혹 제기…박형준 “터무니없는 말”
  8. 8“누구도 안심 못해” 야당 경선 컷오프 주목
  9. 9김영춘-박인영 야당 협공 연대…여당 원팀 전략 위력 발휘할까
  10. 10정의당 김종철 대표, 성추행으로 전격 사퇴
  1. 1작년 증시 활황 타고 유상증자 60% 늘어
  2. 2“지구온난화 영향, 2100년 한국 해역 해수면 73㎝ 상승”
  3. 3기관·외국인 쌍끌이 코스피 종가 3200도 뚫었다
  4. 4예산 부족한데…정부 ‘낚시산업 선진화’ 실행 의문
  5. 5코로나 탓 컨 물동량 희비…부산항 줄고 인천항 늘고
  6. 6부산항 해운항만업계 49.7% “경영실적 악화”
  7. 7주가지수- 2021년 1월 25일
  8. 8부산은행 새해 정기예금 특판
  9. 9라임펀드 분쟁조정 기업·부산은행 포함될 듯
  10. 10건강가전 강화하는 캐리어에어컨, 안마의자 출시
  1. 1거창창포원, 경남도 제1호 지방정원 됐다
  2. 2부산시민 52% “버스 안 탄다”…가장 큰 불만 ‘긴 배차 간격’
  3. 3삼성도 특검도 재상고 포기…이재용 징역 2년6월형 확정
  4. 4지역대'업' 총장에 듣는다 <2> 부경대학교 장영수 총장
  5. 5부산 원자력 의과학 인프라 풍부…방사선 치료·연구 특화
  6. 6‘고성 보건소장 생일행사’ 행안부 감사
  7. 7[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98> 배달과 박달 : 밝게 살자
  8. 8공사 중단 양산 다인로얄(4·5차 505세대, 물금 주상복합건물) 허가 전격 취소
  9. 9경남교육청, 노후 학교 71개 건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리모델링
  10. 10남해군, 노량~지족마을 해안 자전거길 조성 추진
  1. 1아이파크 박민규 임대영입, 수비력 강화
  2. 2전인지 4위…1년3개월 만에 최고 성적
  3. 3이대호·롯데 FA 평행선…4번 타자 재계약 소식은 언제
  4. 4김시우 PGA 통산 3승 ‘번쩍’…3년 8개월 기다림 끝났다
  5. 5신세계그룹, SK 와이번스 인수 추진
  6. 6‘인민날두’ 안병준 아이파크 이적…최전방 화력 보강
  7. 7이재성·백승호 맞대결…킬, 다름슈타트 2-0 승리
  8. 8MLB ‘진짜 홈런왕’ 행크 에런, 하늘로 떠나다
  9. 9아, 1분!…잘 나가던 kt 연승행진 일단 멈춤
  10. 10유럽 무대 첫 멀티 골 황의조, 양팀 중 ‘최고 평점 8.8’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탈산업화시대 연착륙을 위한 필수조건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시대 부산교육의 진화 /김석준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 응급외상시스템을 /이상현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재인 대통령 ‘123분 신년회견’에 지역은 없었다 /정유선
비판에 귀 닫은 부산교육청…이 기사도 감출건가요?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코로나 고양이
또 등판하는 대대행(代代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불로초 감귤
북어보푸라기
사설 [전체보기]
해수부, 오페라하우스 지원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성평등 외쳐온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으로 사퇴라니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격의료 도입의 조건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영남권 메가시티로 가는 길
서울에서 멀어지면 불안한 나라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불멸의 연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겨울나기
메리 크리스마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우리의 희생 기억해준 한국에 감사 /빈센트 커트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