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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청년활동가, 나는 누구인가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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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7-21 19:51:2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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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청년활동가란 거창한 직함 덕에 뜨거운 이슈가 생길 때면 내게 마이크가 건네지곤 한다. 그들이 어떤 답변을 기대하는지 알면서도 시원한 메시지를 건네지 않는 건 나의 가벼운 말이 혹시나 세대를 대표하는 의견으로 사용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활동가, 대표 또는 매니저란 직함…. 내 이름을 가릴 짧은 단어가 있어야 호명되고, 그럴듯한 명패와 선착순이 아닌 자리가 확보되었다.

모든 선택은 언제나 ‘유리함’을 기준으로 작동했다. 나 또한 내게 유리한 정체성을 선택해왔다. 청년활동가란 정체성으로 살아온 도시 속 시간을 되돌아본다. 논쟁이 될 주제엔 얼버무리고, 깔끔한 주제엔 목소리를 높였던 유리한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리 당당하지도 않았고, 같은 세대를 대변하는 명징한 태도도 아니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멀게는 남북 올림픽 단일팀 문제. 평등과 관련한 이런 뜨거운 이슈를 놓고서 이는 옳지 않다는 ‘이성적 판단’과 거센 주장에 대한 ‘감정적 이해’가 상충하며 고민은 더 커졌다. 나를 수식하는 단어 ‘청년’은 무엇이며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외치고 있나.

순간마다 많은 현상을 ‘옳지 않다’ ‘이기적이다‘는 말로 쉽게 해석했다. 그것이 내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심을 특정 세대의 특정한 특징으로 단정짓는 건 너무 간단하고 서툰 예단이었다. 누가 누구를 ’이기적‘이라고 쉽게 규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여기 한국 사회는 차별을 통해 정체성을 강화하는 곳 아니던가. 고교에 다닐 땐 기간제 교사, 대학에선 시간강사의 삶을 보며 정규직·비정규직의 격차, 즉 같은 노동을 하지만 정체성에 따라 다른 시선과 대우가 주어지는 세상이란 걸 ‘청년세대’는 목격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힘든 시간을 통과했다. 누구는 경쟁에서 승리했고 누구는 탈락했다. 두려웠던 버팀의 시간을 보낸 끝에 얻은 승리의 과실은 달콤하다. 그래서 그들 분노의 시작이 “왜 우리여야 하냐”는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개인적 비용을 충분히 지불했는데 왜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비용까지 우리가 내야 하느냐는 집단적인 저항, 이제야 ‘모순된 구조’의 승리자가 되었는데 왜 나의 차례에서 바꾸려 하느냐는 기득권 유지의 목소리가 사회로 터져 나온다.

이들의 행동을 꾸짖으며 말하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상생, 공존, 다른 삶의 방식도 공허하다. 생존 방식을 ‘다른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선(善)함도 선점한 이에게 많은 과실을 준다. 위원장, 대표…. 그럴듯한 직함이 없다면 대안의 삶도 후발주자에겐 잔인한 곳이다.

2030 세대는 교육과정을 통과하면서 결정권 없는 세대를 향한 사회적 실험과 정책을 보았고, 방향의 옳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음을 학습했다. 그러니 ‘본보기로 2030 세대가 선택되는 걸’ 막으려고 다른 세대와 투쟁하는 것이다.

대학생의 경우 주어진 책임의 유통기한은 고작 4년이다. 그런데 주어지는 문제는 ‘청년세대’ 일반의 문제다. 주어진 기간은 짧은데 실제로 제기되는 문제는 지엽적이거나 추상적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내 ‘정체성’에 걸맞아 보이는 말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다듬어진 작은 명예의 유지가 ‘나’라는 존재보다 앞서 있다. 나의 개성을 강화하기 위한 요소인 정체성이 도리어 생각과 말과 행동을 기준 짓는 틀이 된다. 세상이 해석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해석하는 나의 모습의 격차가 여기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 목적이 있다면 나란 존재에 비로소 도달하는 것일 테다. ‘나는 누구인가’. 언제나 ‘나’란 사람을 설명하기 위한 끝없는 질문이 진정한 나를 만나게 한다. 다음 단계는 발견한 내 모습을 직면하는 것이다.

‘청년활동가’라는 수식어로 몇 년을 활동하지만, 여전히 청년활동가란 단어가 무얼 지칭하는지 정확히 나는 설명해내지 못한다. 청년활동가가 된 것에 세대 범주로 청년에 속해서인지, 청년이 마주한 삶의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서인지 명쾌하게 말할 수 없다.

지금의 내가 청년활동가란 수식에 걸맞은 고민을 하는지, 걸맞은 삶을 사는지 되묻고 직면해야 한다. 이젠 오늘의 나를 투명하게 담아내는, 있는 그대로의 정체성을 택해야 할 시간이다.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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