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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의료는 정권의 도구일 뿐인가 /박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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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7-13 19:04:3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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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이슈는 국민은 잘 모르기도 하지만 관심도 없는 것 같다. 의사나 병원 처지에선 인생과 미래가 달린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국민은 코로나 같은 감염병이나 이국종 박사 등 감동적이거나 자신과 연관된 이슈만 관심이 있고, 의료계 문제를 ‘슬기로운 의사 생활’ 정도로 보며, 의료계가 어떤 주장을 하면 단순히 이기적이라고만 여겨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곤 한다.
코로나로 의료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를 이겨낸 것은 의료계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는 것은 정부도, 국민도 알고 있다. 이 칼럼을 통해 지난번에도 썼지만, 정부는 의료계가 수고했다고 ‘하이파이브’ 한 번 해주곤 그만이다. 내년엔 의료수가를 많이 올려줄 것처럼 했지만, 수가 인상률은 의원 2.4%(지난해는 2.9%), 병원은 1.6%(지난해 1.7%)로 더 줄어들었다. 이건 하이파이브라고도 할 수 없다.

의료 수가는 원가의 70% 안팎이고 대부분 병원은 비급여 진료로 운영한다. 문재인케어는 병의원의 수익이 되는 비급여 진료를 없애겠다는 것인데, 보건복지부 주도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어떤 의료 항목이 급여로 전환되면 병원 수익은 제로가 된다. 급여가 되는 약물이나 치료재료는 단돈 1원도 병원에서 남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건비, 보관료, 폐기물 처리비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이다. 입원 환자의 경우 의료보험이 되는 치료는 건강보험공단이 80%를 부담해야 하므로 비급여에서 급여로 바뀌면 의료비 지출이 엄청나게 증가한다.

정부는 이 비율을 거꾸로 즉 환자가 80%를, 공단이 20%를 부담하게 해 환자 부담은 별로 줄이지 않고 정부 부담만 대폭 줄이는 선별적 급여라는 특이한 제도를 만들었다. 당연히 수가는 기존 비급여 수가보다 대폭 낮춰 병원 수익은 제로, 아니 적자로 만들고 납품 업체 수익도 거의 없게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사 배출 규모를 10년간 연 4000명 더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해마다 3000여 명씩 배출되는 의사를 매년 400명씩 늘려서 2032년부터는 매년 7000명이 배출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의사 인력은 10년간 공익 근무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늘어난 4000명 중 3000명은 중증 필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500명은 역학조사관·중증 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의사, 500명은 기초과학·제약·바이오 등 응용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한다. 겉으로는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의사들이 의대 졸업 후 바로 투입될 수가 없다.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 과정만 6~7년인데, 과정을 마치고 나서 3년만 지나면 원하는 지역, 원하는 병원에 취직하거나 개원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로비가 있었다는 등 의대 증설을 둘러싸고 의료계에 혼란이 컸다. 또 예전에 장기 군의관들은 원하는 병원, 원하는 과에서 수련받고 일정 기간만 군의관으로 복무하면 자유롭게 전역해 의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군위탁 의사‘ 제도가 있었는데, 군대에 남는 군의관이 거의 없어 폐지됐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시작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제도는 다양한 과학 분야를 전공한 학생이 의사가 되면 의료가 발전할 것이라는 미명 아래 도입했지만, 졸업 후 대부분 이른바 돈벌이가 되는 일에만 몰려 결국 유명무실해졌다.

이런 많은 정책은 의료계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공통점이 있다. 현 정부는 야당 시절부터 원격의료를 반대해왔지만, 역시 의료계와 상의 없이 최근 원격 의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역대 어떤 정부든 “의료계는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의료는 국가 운영의 중요한 영역인데 정부는 의료계를 파트너가 아닌 도구로 생각하는 것이다. 의사의 수명은 평균 수명보다 5년 짧고, 외과 의사는 10년이 짧다. 또 의사의 암 발생률은 일반인의 3배다. 아무래도 의사 수명은 더 짧아질 것 같다.

박원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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