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 임시국회가 막을 올렸다. 그동안 국회 등원을 거부했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둘 만하다. 지난 4월 총선 결과 여당 절대 우위의 의석 배분이 만들어진 뒤, 이런저런 연유로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여야가 완전한 진용을 꾸리고 새 국회를 정상적으로 진행시킨 것은 다행이다.

여기서 21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이뤄진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과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의 일방 처리 등 거대 여당과 소수 야당의 대립 양상에 대한 잘잘못을 지금은 따지고 싶지 않다. 훗날 공정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 시점에 맞닥뜨린 나라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앞으로 다룰 사안 하나하나의 처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당장 현 정부 핵심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여야는 또 한 번 극단의 대립 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여권은 법정 시한인 15일을 준수하겠다는 등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후속 법안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수처 탄생을 절대 반대하는 야권은 위헌 심판 소송 결과를 지켜보자고 맞서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국정원장 내정자 등 새롭게 바뀐 외교·안보 라인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대북 정책 기조를 놓고 첨예한 여야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완할 입법안을 놓고 여야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은 ‘윤미향 사건’ 국정조사와 ‘여권의 윤석열 몰아내기 시도’ 의혹의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추는 등 원내 투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처럼 여야 진영 간 입장 차가 뚜렷해 일정 부분 대립 양상이 불거질 게 뻔하다. 하지만 21대 국회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출범했다. 그 첫 시험대인 7월 임시국회에서 여러 사안의 충돌이 있겠지만 국회 내에서 할 일은 해야 한다. 그것의 밑바탕이 정책 대결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