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절대적 위기의 상황에 놓여있다. 세계관광기구(UMWTO)는 현재의 여행 제한 조치가 7월 초에 해제되면 관광객은 지난해 대비 58% 감소, 만약 12월 초까지 여행 제한 조치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대비 관광객은 78%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도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관광산업에서 1억80만 개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 관광객이 94.6% 감소했다. 부산 역시 3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95% 줄었다.
전망은 이토록 비관적이지만, 포스트 팬데믹을 위해 투자와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 관광산업 규모는 2018년 기준 1조7000억 달러로 세계 서비스 수출의 29%, 제품 및 서비스 전체 수출의 7%를 차지했다. 관광산업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상위 5개 산업 중 하나로, 식품이나 자동차보다 큰 산업이다. 성장률도 전 세계 GDP가 3.2%인데 비해 3.9%로 높다. 우리나라 관광산업 비율은 GDP 대비 4.7%이며, 관광산업 종사원은 140만 명이 넘는다. 관광산업은 고용친화적 산업으로, 10억 원 투자할 때 생기는 일자리 수가 전체 산업 평균 13.4명인데, 관광산업은 20.9명이다. 외화가득률도 제조업이 56.3%인데, 관광산업은 82.3%에 이른다.
관광산업은 경제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는 냉장고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행복감과 같은 감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며, 행복과 연결되는 유일한 소비는 휴가와 관광과 관련된 소비라고 보도했다. 레저에 2만 달러를 쓸 때 얻는 행복은 결혼에서 얻는 행복감과 비슷하다고 했다. 레저 관련 소비 경험은 사람을 덜 외롭게 하고, 상호작용을 늘리고, 추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경제적으로 성장률이 높고 고용친화적이다. 행복감을 높여주는 경험재를 제공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관심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이뤄져야 한다. 물론, 더 높은 투자 효율성을 위해 외부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면서 미래지향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첫째, 현재 상황을 국내 관광과 부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준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팬데믹 사태로 이미 경험했지만, 국제 관광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여건이 맞을 때 가능하다. 그렇지만 국내 관광 활성화는 국내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든 가능하기에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2016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지진으로 관광 수요가 급감했을 때 일본 측은 ‘할인여행조성제도’를 시행해 활성화를 도모했다. 부산에서도 선제적으로 방문 캠페인과 부산 관광 그랜드 세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역내 관광객의 요구가 반영된 안전하고 매력적인 부산 관광 콘텐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장거리 여행보다 단거리 여행, 즉 안전한 역내 관광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현재도 국제 관광객은 ‘동일 권역 관광’이 약 80%를 차지한다. 부산은 ‘비행 2시간 이내’ 권역에 상주하는 인구가 약 6억6000만 명으로 안전한 역내 관광지로는 매우 우수한 입지를 갖고 있다. 안전하고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만 갖추면 되는 것이다.
셋째, 주민과 관광객이 상생하는 관광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주민이 외면받는 관광지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으며, 정부만이 주도하는 관광 개발이나 콘텐츠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관광에 관련된 이해 관계자 모두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만족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방역 성공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듯이 코로나19는 부산 관광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할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는 기존 선진국-신흥국 경계도 무너뜨리고 있다. 기회의 시기인 것이다.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노력만으로 기회를 잡기 어렵다. 과감하고도 선제적인 대응이 꼭 필요하다.
㈔부산관광미래네트워크 이사장·동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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