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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이전과 이후’의 세상 변화를 직시하자 /심성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03 20:09:0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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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로 각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앞으로 코로나 이후 우리 생활은 비-접촉사회에서 ‘디지털 접촉 사회’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방식이 우리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 되면서 관계가 ‘직접 접촉’에서 ‘디지털 접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통의 발전은 시간과 공간의 장애를 극복하면서 거리의 제약이 사라지게 할 것이다.

비-접촉사회로 갈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사회 전반에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비대면 의료와 원격수업 등의 현상은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과잉 접촉 사회에서 ‘소규모 접촉 사회’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사회는 역사상 가장 대면접촉이 많은 시대였다. 교통 통신 발달로 세계 교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엄청난 대량 접촉은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환경 오염을 발생시켰고,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사이에 차이가 더 벌어졌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세계화’라는 이름을 가진 ‘과잉 접촉 사회’이다.

세계화가 좋은 것으로 여겼지만,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한 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전 지구적 전염병이 되는 통로가 됐다. 그동안 현대사회가 세계화 물결을 순조롭게 따라갔다면, 코로나의 여파는 역설적으로 이 방향을 정반대로 틀어 사회가 반-세계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분업 형태의 세계경제 시스템에서 많은 국가가 봉쇄되고 각국으로 흩여져 있던 공장이 연이어서 멈췄다. 이런 문제가 일어나면서 각 나라는 산업구조를 재검토하고 국가 간 교류에 제한을 두기 시작하였다. 중세 같은 폐쇄적 형태까지는 아니라도 세계적 판도의 접촉을 통해 교류하고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상이 무한경쟁 체제이고 그 속에서 개인 능력으로 쟁취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코로나는 이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사회 가치관이 일부 흔들리는 것이다. 개인주의에서 공동체주의로, 신자유주의에서 공공성 강화로, 무절제 사회에서 절제 사회로, 다수자 지배에서 소수자 배려로, 자유시장 경제에서 공적 통제 경제로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내놓기가 쉽지 않지만,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이 ‘그 이후’ 세상이 이전 세상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본다. 사회 구조와 제도, 생활방식 등 사회 변화를 보는 시각에서도 각기 보수적 관점, 급진적 관점, 중도적 관점으로 나뉠 수 있다.

‘보수적’ 관점은 코로나가 단순한 전염병이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하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 ‘중도적’ 관점은 코로나 때문에 새로운 사회로 가긴 했지만 그 변화는 제한적이며, 전면적일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일부 우리 생각과 사회구조는 꽤 바뀌지만, 사회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는다고 본다.

‘급진적’ 관점은 코로나 이후는 사람들 생각이 변화하여 생활이 급격히 변한다고 본다. 코로나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와 같이 새로운 전염병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생활구조와 사회구조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예측은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 사회 가까이로 접근해 올 확률이 매우 높고, 그 과정에서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인체로 건너오는 현상이 더욱 빈발해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제 근본적으로 나라 정책이 ‘국가안보’에서 ‘인간안보’ 개념으로, 나아가 ‘생태안보’ 개념으로 변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환경이 이례적으로 깨끗해졌다는 ‘코로나의 역설’을 계기로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생태적 안보는 일국주의를 넘어선 글로벌 평화와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 나라도 국제적 협력 없이 ‘각국도생(Nation First)’해서는 코로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우리 모두 발등에 떨어진 불만 보지 말고 집 자체가 불 타들어 가는 전 지구적 위기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

부산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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