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수그러드는 듯했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번엔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가 진앙이다.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최초 환자 발생 3~4일 만에 서울 인천 경기에서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방역당국은 서울 이태원 클럽을 출입한 인천 학원강사를 시작으로 학원 노래방 돌잔치 등으로 확산되던 바이러스가 물류센터에서 폭발적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며칠째 추가 환자가 없었던 부산에서도 고3 학생이 감염자로 확인돼 지역 사회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의 코로나 집단 감염 사례를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감염과 확산이 일어난 장소가 모두 좁고 밀폐된 환경이고, 그런 곳에서 강도 높은 사람간 접촉이 빈번하고 반복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이다. 초기 신천지 때 그랬고 이태원 클럽과 이번 물류센터도 다르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아프면 며칠 쉬기처럼 방역당국이 숱하게 강조해온 개인위생과 방역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을 바이러스가 교묘하게 파고든 것이다.

다행히 부산 사례의 경우 학교 학원 PC방 등에서의 접촉자가 130명 가까우나 추가 확진자는 많지 않을 기미다. 하지만 이것도 방심의 결과인 건 매한가지다. 코로나 때문에 몇달이나 학교를 못갈 정도로 사회적 손실이 심각한데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하고, 복통 설사 인후통이 있는데도 학교에 나갔다는 것이다. 올 1학기는 거의 그냥 흘려보내는 상황인데 학교가 또다시 문을 닫으면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들이 받을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 부산 지역 사회는 확진 학생을 중심으로 한동안 조용한 전파 가능성이라는 뇌관을 안고 갈 수밖에 없게 됐다.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인류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 치료제인 렘데비시르를 수입해 위독 환자에게 투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안전한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이번주 3차, 다음주에 4차 등교를 앞두고 있다. 어디서 어떤 문제가 또 불거질지 모른다. 섣부른 낙관론은 삼가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