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여당이 야당 몫 부의장직 배분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것도 일선 구·군의 각 기초의회 후반기 원 구성 결과를 지켜본 뒤 시의회 의장단 배분 등 원 구성을 논의하자고 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하부기관도 아닌 데다 엄연히 역할과 권한이 구분되는 기초의회의 원 구성까지 광역의회가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발상이다.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망각한 행위가 시의회에서 불거져 안타깝다.

시의회의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야당 몫 부의장 자리를 놓고 미래통합당에 납득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 ‘부산지역 기초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 결과를 지켜본 후 야당에 시의회 부의장 자리를 줄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시의회 김삼수 민주당 원내대표가 통합당 윤지영 원내대표를 만나 후반기 야당 몫 부의장 배분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 기초의회의 자치 권한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다수당의 ‘정치적 협상 카드’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는데, 그렇다면 권한 밖의 협상 카드를 내민 셈이다.

민주당 시의회 측이 기초의회 의장단 구성 내용을 따지는 것도 볼썽 사납다. 일부 기초의회의 경우 통합당이 민주당보다 1석이 많은데도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한것을 두고 “상식 밖의 의장단 구성”이라고 했다. 이 같은 기초의회의 의장단 원 구성이 재연되면 “그에 맞게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야당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시의회는 의원총회에서 ‘기초의회 구성 뒤 야당 몫 시의회 부의장 배정 논의’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각 기초의회 원 구성은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소속 기초의원들의 권한과 역학 관계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해당 기초의회에서 져야 한다. 광역의회에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월권이다. 시의회 후반기 야당 몫 부의장 배분 조건으로 기초의회 원 구성 문제를 내걸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의장단 구성’을 시도하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