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가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는 평가가 내려진 20대 입법권력의 구태를 답습하는 의원들은 설 자리가 없는 민의의 전당이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국회 전체 의석 분포는 ‘슈퍼 여당’ 체제지만, 부산 울산 경남은 야당이 ‘절대 우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의원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이들의 활동 방향과 성과에 따라 지역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신문이 부산 경남 울산지역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입법 과제(인생 입법)를 전수조사한 내용은 주목된다. 부산 18명의 당선인 중 10명이 향후 입법 과제의 핵심을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뒀다는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부산을 ‘해양특별시’로 지정하는 법안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선택한 당선인도 3명이나 되고, 복지·교육·교통·경제평등·균형발전·탈원전 관련 법안 마련 등 새 출발을 앞둔 지역 당선인들이 다양한 입법 과제를 제시해 기대를 모은다.

경남 당선인들의 입법 화두가 ‘지역경제 회생’ 쪽으로 주로 쏠린 것은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엄혹한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거제 당선인은 ‘조선산업지원특별법’, 창원은 ‘탈원전 피해 보전 특별법’, 진주에서는 ‘항공특례시 지원 특별법’ 마련 등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꼽았다. 주력산업이 몰락한 해당 지역에 절실한 법안들이다. 울산에서도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한 경제협력특별법’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청와대 선거개입 방지법’ 등을 제시해 지역 사정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지역 발전과 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법안 등 남다른 의욕을 드러내 우선 반갑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국가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법적 뒷받침에도 주력하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법안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당선인들은 새 국회 개원 전에 제시한 ‘인생 입법’ 내용을 가슴에 새기고 의정 활동을 제대로 펼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