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고] ‘바리데기’ 청소년, 그들이 시민이다 /이진숙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21 20:12:45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성인은 모두 청소년이었다. 유아와 아동은 앞으로 청소년이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모두 청소년기의 추억과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청소년기를 그냥 뛰어넘을 수는 없다.

이처럼 인간의 생애주기에 청소년기가 분명하게 존재함에도 이 시기를 ‘질풍노도, 주변인’ 등의 용어와 함께 ‘잘 넘겨야 하는 시기,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아동’을 떠올리면 ‘가족, 돌봄, 놀이’ 등의 낱말이 연상되며 ‘청년’을 생각하면 ‘취업, 자립, 결혼’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아동과 청년을 검색해보면 언급한 용어와 관련된 이미지가 주로 확인된다.

‘청소년’을 떠올리면 어떤 단어가 연상되는가? 많은 사람이 ‘교복, 공부, 학원’ 등을 말하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해야 하는 아이들이라고 규정하거나 ‘비행, 가출, 학교폭력, 게임중독’ 등과 같은 다소 부정적인 단어를 들먹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미지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이나 기억 등을 통해 형성되는데 영화 ‘사냥의 시간’이나 드라마 ‘인간수업’ 같이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채택한 프로그램들조차도 학교폭력, 범죄 등에 연루된 청소년의 모습을 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이런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기는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돌봄과 보호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상당한 애매함이 존재한다. 이에 많은 청소년이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버려진 존재-어른이 되기 전의 미성숙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대해 분노한다.

즉 청소년기의 고민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나가 버릴 것, 그들이 경험하는 아픔도 대학만 들어가면 다 나을 수 있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으며 표정과 눈빛에 따라 순식간에 중 2병 환자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등 청소년이 불만을 가질 만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청소년의 모습은 무엇인가?

어쩌면 아동과 청년 사이에 끼어있는 청소년을 ‘바리데기 공주’처럼 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백승남 작가의 ‘바리공주:영혼의 수호신’에 따르면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난 바리데기 공주는 그저 딸이라는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배척당하고 버려졌다. 그러나 바리공덕할멈과 할아범의 손에서 행복하게 자란 바리데기 공주는 자신을 버린 친아버지를 살리기 위하여 큰 위험을 감내하며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공주는 고통받는 영혼을 구원하는 신이 되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어쩌면 청소년은 바리데기 공주처럼, 아동과 청년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버려지는 것은 아닐까?

지난달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청소년은 바리데기 공주처럼 버려졌다. 약 50개에 달하는 정당들의 공약 중 청소년을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많은 수의 청소년이 거주하는 부산의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청소년은 교육과 돌봄의 대상으로만 치부되었다. 이에 학교 신설, 다함께 돌봄센터 신설, 글로벌 교육특구 지정 등의 교육을 위한 공약만이 난무할 뿐 청소년을 생애주기의 한 단계로 인정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대로 괜찮을까?

청소년은 미래의 주역이다. 동시에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주인공으로 대우받아야 한다. 이제는 청소년을 교육과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당당한 자기 삶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이 민주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은 갑자기 태어나지 않는다. 청소년은 민주시민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가정, 학교, 정치, 사회 전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제는 성인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청소년과 공유하고 그 공간을 청소년의 참여로 채워가야 한다. ‘18세 선거권’과 함께 당당한 유권자로 등장한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오거돈 전 시장 2일 동래서 유치장 대기…호송줄 착용않고 이동과정은 비공개
  2. 2재개발 기대감, 부산 단독주택 가격 강세 이어진다
  3. 3부전~마산 복전철 신월역(김해 진례면) 건립 가속도
  4. 4‘적자 누적’ 부산 북구 빙상센터 운영중단 위기
  5. 5시-구·군 공무원 ‘코로나 업무’ 떠넘기기 싸움…시민은 싸늘
  6. 6산발적 교내·학원 감염 잇따라…학부모 “3차 등교 강행 괜찮나” 불안
  7. 7경찰대 정원 100→50명 축소…사관학교 원서 낼 때 지원동기서(자기소개서) 추가
  8. 8간판만 내세우는 롯데 외야수…'새싹' 키우기로 눈 돌려라
  9. 9여당 최인호 “전대 출마 고심” 박재호 “오거돈 사태 수습 총대”
  10. 10
  1. 1‘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76조 쏟아붓는다
  2. 2정부 ‘일본 수출규제 관련 한국 정부 입장’ 내일 발표
  3. 3부산 강서구 신호동 인공 철새 서식지 개방 본격 추진
  4. 4동아대 총동문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 동문 축하연 개최
  5. 5통합당 1호 법안은 ‘코로나 패키지’…소상공인 지원·등록금 환불 등 담겨
  6. 6부산 야당 총선 1호 공약이던 ‘해양특별시 특별법’ 발의
  7. 7여당 최인호 “전대 출마 고심” 박재호 “오거돈 사태 수습 총대”
  8. 8민주당, 국회 개원 압박…통합당 “원구성 협상이 먼저”
  9. 9김해영 청년정책조정위 부위원장 유력
  10. 10김종인 “진취적인 통합당 만들겠다”…경제혁신위 신설
  1. 1음주·뺑소니 교통사고 보험 최대 1억5000만 원 자가부담
  2. 2금융·증시 동향
  3. 3미래먹거리 찾는 기업 늘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가파른 증가세
  4. 4여성 1인 가구 안전대책 만들고 중년 재취업 지원
  5. 5주가지수- 2020년 6월 1일
  6. 6‘한국판 뉴딜’ 일자리 55만 개 공급
  7. 7코로나에 뒷전 된 균형발전 “지역산업 수도권과 격차 우려”
  8. 8한국해양진흥공사, 제3회 해운 신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개최
  9. 9'코로나19 직격탄' 여행업계 2분기 매출 전망치 급감
  10. 10부산항만공사, 이달부터 감천항 재난안전 방송 5개 국어로 실시
  1. 1부산 사흘째 신규 확진 ‘0’…고3 접촉자 중 추가 확진 없어
  2. 2부산 구·군 노조 5일째 시청 농성 ‘재난지원금 업무 갈등’
  3. 3해운대 레지던스 호텔서 화재, 손님 대피
  4. 4울산 북구 암시장에서 도망 나온 암소 도로 활보…초등교 하교 연기 소동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5명…인천·경기 30명
  6. 6기장군 아파트 콘센트서 화재... 30대 여성 부상
  7. 7경남 고성서 화약공장 폭발 사고 … 4명 부상
  8. 8사상구 괘법동, 한국요양병원과 함께 취약계층 학생 '사랑의 PC' 지원
  9. 9창원터널 시설개선사업 최종 완료
  10. 10인천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 15명 이상 추가 확진
  1. 1우즈 지난 1년 수입 96%가 기업 후원금
  2. 2미국 프로야구 선수들, 연봉 추가삭감 없이 팀당 114경기 제안
  3. 3흑인 과잉진압 사건에 들끓는 세계 스포츠계
  4. 4국대급 외야수의 부진…롯데 대체자원도 없어 ‘답답’
  5. 5부산 아이파크 또 미뤄진 첫 승
  6. 6부친상 겪고 데뷔전 오른 샘슨 “야구가 최고의 치료제”
  7. 7롯데, 모처럼 뒷심…두산에 전날 연장 끝내기 패 설욕
  8. 8이소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통산 5승
  9. 9‘산초 해트트릭’ 도르트문트, 6-1로 파더보른 대격파하며 2위 수성
  10. 10'우슈 산타 세계 2위’ 차준열이 밝힌 산타가 MMA에서 통하는 이유(고수를 찾아서 2)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포구예찬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기고 [전체보기]
폭염과의 현명한 동행 /김종석
지역균형발전, 상향평준화의 길 /권오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고대사는 가야사? 신라사? /권용휘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장관 출신에게 관심을 /정옥재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LA 폭동’ 악몽
산복도로 조망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한국판 뉴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 성장 동력 되길
도시재생사업 한다며 지역 문화유산 철거해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또 밥만 먹는 협치?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