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종시여일(終始如一) /박동혁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19 19:45:3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592년 6월 14일 “한번 승첩했다 하여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군사를 위무하고 전선을 다시 정비해 두었다가 급보를 듣는 즉시로 출전하되 끝과 처음을 한결같이(終始如一) 하도록 하라.” 제2차 당포, 당항포 등 네 곳의 승첩에 대한 이순신 장군의 진중 보고서 ‘임진장초’에 있는 내용이다. 한 번 승리나 우월적 위치에서의 방만함과 나태함을 경계하는 말씀이다.

2017년 12월 러시아 연방정부는 연방해운법을 개정해 러시아 관할권 내 북극항로를 통한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에는 자국 국적 선박을 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미국의 ‘조운스 액트’(JONES ACT)와 같이 해운조선산업 보호 육성의 일환으로 자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한해 항행을 허가하는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2000년 시작해 2012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에너지정책의 실크로드인 북극항로의 개발과 운항체계 준비가 가속화한다.

북극항로는 쇄빙선이 관건이다. 항행거리·기간은 유럽에서 수에즈운하,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남방항로의 2/3밖에 되지 않으나, 아직 동절기에는 쇄빙이 어려워 북극항로 운항이 불가하다. 쇄빙 LNG운반선 건조 선가는 일반 LNG운반선의 1.5배이며 쇄빙선박의 운항 효율을 위해 환적항만설비 투자도 필수적이다. 에너지 운반비용의 경제성과 운항 제약도 극복해야 한다. 많은 해운사가 관심을 갖지만 아직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러시아의 북극항로 개방과 에너지 전략에 따른 국내 조선사의 행보는 2009년 시작됐고, 최근 선박 수출 및 기술협력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4년 러시아에서 쇄빙 LNG운반선 15척을 수주해 인도를 완료한 D사를 비롯해, 2017년 H사는 LNG추진 유조선 건조를 위한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즈베즈다-현대’와 기술협약을 했고, S사는 셔틀 탱커(SHUTTLE TANKER)건조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2019년 아크틱 (ARCTIC) LNG-2 사업에 투입될 5척의 설계·구매, 블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을 아시아 태평양진출을 위한 주요 공급 및 물류단지로 육성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가까운 발쇼이카멘의 즈베즈다조선소를 자국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운반을 위한 특수선박을 건조·공급하는 북극항로 개방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아태 지역을 잇는 조선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조선클러스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러시아는 군함 잠수함 항공모함 등을 만드는 고도의 건조 기술을 보유했지만, 현대화된 상용 선박 건조 기술은 미경험 분야여서 최고 경쟁력을 지닌 한국과 협력이 절실하다.

사실 러시아는 동방개발정책에 따라 일찍부터 한국과 조선기술 협력을 시도해왔다. 2009년 10월 국내 D사와 러시아 극동조선소(FESRC)는 조선협력사업에 대한 계약(MOA)을 맺었다. 2010년 6월 조선기술 협력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9월에는 즈베즈다조선소 시설 현대화를 위한 설계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러 상황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 간 기술협력은 진정성과 가치 균형이 핵심성공 요인이다. 기술 제공자는 분야별 소요 기술을 제대로 공급해야 하고, 기술 수급자는 전수(傳受)요건을 갖추고 관련 산업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조선산업은 자본·기술·노동 집약적이며, 복합조립산업이기에 자본·기술·인력의 협업이 기본이며,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소 안과 밖의 협력이 필요한 일을 잘 조화시켜야 경쟁력과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조선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과 러시아는 다양한 분야 경제협력 의향을 상호 타진해왔다. 조선산업도 그런 세월이 12년 흘렀다. 서로의 니즈(Needs)를 경청하고 역량을 집중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때가 왔다. 북극항로 개방을 향한 대형 플라이휠은 돌기 시작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러시아 조선소와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했거나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북극항로 및 극동지역 개발계획과 한국의 조선기술, 지정학적 위치가 맞물려 쌍방의 성과를 최대로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시작할 때의 각오와 자세, 전략적 목표, 공식·비공식 약속들을 진정으로 한결같이 실행할 때 더 큰 신뢰와 경제엔진을 품은 새로운 시작이 이어질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다시 새겨 본다. 종시여일(終始如一).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르노삼성,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2. 2검찰, 경찰서류 오탈자에 잇단 시정 요구…수사권 조정 트집?
  3. 3고성보건소 근무시간 직원들 소장 생일파티
  4. 4납품계약 뒤집고 단가인상…대기업 쌍용양회 갑질
  5. 5기장 집값 상승률, 광역시 구·군 중 최고
  6. 6부산 KIOST(해양과학기술원) 핵심조직 세종행, 균형발전 ‘찬물’…해수부 ‘묵인’
  7. 7부산서 수소차 사면 최대 3450만 원 지원
  8. 8민주 34.5%, 국힘 29.9%…부울경 지지율 뒤집어졌다
  9. 9가덕 찾은 이낙연 "특별법 임시국회내 반드시 통과"
  10. 10 띠와 생년으로 확인하세요(2021년 1월 22일)
  1. 1민주 34.5%, 국힘 29.9%…부울경 지지율 뒤집어졌다
  2. 2여당 지도부 부산 보선 화력 지원…가덕도로 반전 노린다
  3. 3야당 당내 예비경선 9명 후보 등록
  4. 4야당 정진석 “단합·결속이 부산의 승리 비책”
  5. 5김영춘은 정책대결, 박인영은 親盧행보, 변성완은 출마시동
  6. 6박형준 “정치 우습게 보나” 전성하 “총선 책임론 없나” 설전
  7. 7한정애 “가덕신공항, 대기오염·물류비 줄이기 위해 필요”
  8. 8정의용 발탁 남북미 대화 복원 의지…親文 체제로 국정 강화
  9. 9국민의힘 유재중 전 의원 부산시장 보선 불출마
  10. 10“모든 아동학대 신고 경찰서장이 확인”
  1. 1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2. 2기재부 ‘자영업 손실보상제’ 난색에…정 총리 “법제화하라”
  3. 3연금 복권 720 제 38회
  4. 4청약 계약취소건 ‘줍줍’ 막는다…3월부터 지역 무주택자에 공급
  5. 5홈쿡족 늘자 프리미엄 오일·고급 조미료 잘 나간다
  6. 6주가지수- 2021년 1월 21일
  7. 7택배기사에 분류작업 못시킨다…심야배송도 제한
  8. 8다주택자 증여세 할증…정부, 과세 도입 검토
  9. 9삼진어묵, 저염으로 온라인 시장 공략
  10. 10크리에이터·화상회의 수요 겨냥 SSD 출시 경쟁
  1. 1 뇌경색증 김호철 씨
  2. 2고성보건소 근무시간 직원들 소장 생일파티
  3. 3창원월영 ‘마린애시앙’ 마지막 할인 분양
  4. 4오늘의 날씨- 2021년 1월 22일
  5. 5의인 이수현 씨 20주기…부산서 추모행사
  6. 6검찰, 경찰서류 오탈자에 잇단 시정 요구…수사권 조정 트집?
  7. 7백신접종센터, 기초단체당 1곳 이상 운영
  8. 8유튜버 산실 김해 ‘청년허브’ 3월 문연다
  9. 9하동군 출산장려금 상향…넷째 낳으면 3000만 원
  10. 10양산시, 장기간 방치 ‘웅상프라자’ 활용 방안 찾는다
  1. 1KBO 스프링캠프 코로나 음성 확인돼야 참가
  2. 2아이파크 내달 28일 이랜드와 홈 개막전
  3. 3박지성, 전북 행정가로 K리그 입성
  4. 4최준용이 ‘뒷문’ 닫고 한동희 ‘대포’로 끝낸다
  5. 5부산서 다시 뭉친 ‘강·정·현(강영웅 어정원 천지현)’…“신인돌풍 기대하세요”
  6. 6왕따주행 논란 김보름, 노선영에 2억 원 손배소
  7. 7개최냐 취소냐…도쿄올림픽 운명, 3월 IOC 총회 손에
  8. 8아이파크, 브루노 등 코치 4명 선임
  9. 9오죽했으면 대출받을까…거인 최악 ‘보릿고개’
  10. 10롯데 책임질 외인 3인방 입국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탈산업화시대 연착륙을 위한 필수조건
기고 [전체보기]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 응급외상시스템을 /이상현
수소경제가 답이다 /이수태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재인 대통령 ‘123분 신년회견’에 지역은 없었다 /정유선
비판에 귀 닫은 부산교육청…이 기사도 감출건가요?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죽어야 태어나는 아이
간호사의 위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불로초 감귤
북어보푸라기
사설 [전체보기]
새 질서 예고한 바이든…전방위적 변화 적극 대처해야
진통 끝 출범 공수처, 정치적 중립 확보에 미래 달렸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격의료 도입의 조건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서울에서 멀어지면 불안한 나라
코로나 봉쇄령 속에 맞은 연말연시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불멸의 연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겨울나기
메리 크리스마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우리의 희생 기억해준 한국에 감사 /빈센트 커트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