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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대형마트, 종말을 고하나 /윤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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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4-15 21:38:0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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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중심의 전통 유통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임금 인상 등으로 체력이 급속하게 악화된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트리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폭발적인 매출 증가에 웃었다. 편의점 업계도 ‘틈새시장’으로 부상하며 큰 타격은 입지 않았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전통 유통업체들은 타격이 컸다.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66’으로 집계됐다. 2002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전망지수는 기준치 100 초과 시 호전을, 미달 시 악화를 전망한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는 44를 기록해 전분기(80) 대비 36포인트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다. 백화점도 61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32포인트가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소비가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난 덕분에 대형마트의 식료품 등 매출이 늘며 소비 감소 효과를 상쇄시키기는 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유통업은 이커머스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의 오프라인 매장에 익숙한 중년층과 고령층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한 이상 이번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오프라인 중심 소비 패턴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과는 차별화되는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생사의 기로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현재 매출이 급감하기는 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일뿐 펀더멘털에는 크게 영향이 없어 보인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소비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백화점 업계는 소비 양극화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뜻 구입하기 힘든 명품이나 고가품이 백화점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명품 매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1조 클럽(연매출 1조 원)’에 가입했고 신세계 센텀시티도 매출 1조 원을 가볍게 돌파했다.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백화점 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프리미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이연소비(특수한 상황으로 미뤄졌던 소비) 효과가 나타나면서 백화점 업계는 예상보다 빨리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사정이 다르다. 백화점과는 달리 공산품과 가공식품 등을 놓고 쿠팡이나 G마켓 같은 대형 이커머스는 물론 편의점과도 경쟁해야 한다.

과거 대형마트가 성장세를 구가하던 시기, 주말이면 온 가족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형화된 생활 패턴이었다. 유통 공룡인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신규 점포 개설에 온 힘을 쏟았고,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출점을 막기 위해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주문하며 사사건건 부딪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롯데쇼핑이 깜짝 발표한 구조조정안은 벼랑 끝에 선 대형마트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향후 3~5년간 전국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700여 곳 중 30%에 달하는 200여 점포를 폐쇄한다는 것이 뼈대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형마트가 124개에서 50개 이상으로 가장 많다. 슈퍼는 412개에서 70개 이상, 백화점은 51개에서 5개 정도다. 주력 업종이었던 대형마트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반면, 롯데는 이커머스 부문에는 확장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백화점과 마트 양판점 등에서 각기 추진하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합한 ‘롯데온(on)’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디지털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논란은 제쳐두고서라도 유통업은 많은 일자리를 흡수했다. 대형마트의 몰락은 대규모 실업 사태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효율이 뛰어난 스마트공장이 일자리를 줄이는 것처럼 말이다. 대형마트의 추락이 씁쓸한 이유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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