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총선의 우려스러운 요소 중 하나는 역시 ‘깜깜이 선거’다. 국가적 재난인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운동 등에 제약을 받는 요인이 크다. 후보가 유권자와 얼굴을 맞대고 악수하거나 유세를 마음껏 펼치는 일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지만, 종전과 같은 열띤 선거분위기를 느끼기 힘든 이유다. 시장이나 거리 등에서 대면 접촉하는 유권자 수가 이전 선거 때보다 현격히 감소하고 지역 내 각종 모임도 거의 없어졌으니 그럴 만하다.
여기에다 외출 자제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제부터 오는 19일까지 2주간 다시 연장되었다. 이 때문에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워낙 엄중하니, 선거운동에 어려움이 따르는 건 불가피할 터다. 그렇다 해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모든 게 코로나에만 파묻혀서는 자칫 선거기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삿일이 아니다. 후보를 평가·판단해야 할 유권자로서는 더 큰 문제다.
이런 상황일수록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후보와 대면 접촉할 기회가 없다고 해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에 대한 평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관심을 가지면 후보의 면면을 알아보고 비교할 수 있다. 후보 간 방송토론회와 선거공보물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개별 가정에 발송된 책자형 공보물은 후보들의 이력과 정견, 공약 등을 한눈에 보여 줘 편리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알리미사이트로 후보의 면면을 확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제 총선이 9일 남았다. 여야 정당 및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유례없는 비상사태 속에 깜깜이 선거의 양상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물론 코로나19 극복이 지상과제이나, 정치권을 심판하고 향후 4년간 국회권력의 판도를 가름하는 총선도 중차대하다. 코로나19에 고통을 받고 힘들어도 유권자들은 선거공보물 등을 꼼꼼히 살펴서 냉철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주권행사이자 의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