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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의 난개발을 걱정한다 /양미숙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03 20:09:38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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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개발이 예정된 동네의 주민이 제시하는 의견은 다양하다. 공통점도 있다. 찬반 세력 모두 집값을 포함해 자신의 이익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역사나 예로부터 이어진 가치를 잊기도 한다. 오래된 것만 망각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기 불편한 것도 잊으려 ‘노력’한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를 ‘비리 백화점’이라고 비판하거나 부산시민공원 주변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던 사람들도 막상 자기 동네가 개발된다고 하면 비판의 칼날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자기 번뇌와 갈등은 잠시뿐이다.

엘시티와 부산시민공원 주변 개발의 공통적인 문제는 공공재가 사유화되고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물론 부산에서 두 지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오래전 금정산에 들어선 아파트부터 ▷수영강변을 끼고 세워진 아파트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에 즐비한 아파트까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그럴 듯한 이유를 대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케이블카가 모두 그렇다. 그곳에 살거나 그 사업을 진행한 사업자에게는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그들은 부산의 경관과 부산시민의 공공재를 사유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출된 지방권력과 공무원·전문가가 민간사업자와의 유착이 부산에서 이런 난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유착관계에 의한 비리와 불법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못한 부산시의회와 언론·시민단체도 책임을 비켜갈 수 없다.

돌이켜보면 정치인·공무원·전문가·민간사업자의 유착 관계를 잘 보여준 최대의 사건이 엘시티 비리 사건이다. 부산참여연대가 과거 엘시티 비리 의혹을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어도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초라하단 말을 쓰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검경과 감사원은 의혹을 파헤치지 못했다. 왜 그때의 검찰은 현재의 검찰이 청와대와 권력자들을 겨누듯 하지 못했을까. 아니 왜 그 반이라도 하지 않았나. 엘시티 비리를 단죄하지 못한 사법부 또한 부산의 난개발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선거로 ‘지방권력’이 바뀌었다. 이제 더는 토건중심도시가 아니라 사람중심도시를 만들겠다고 한 부산시장의 약속은 적어도 과거와 같은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처음으로 바뀐 지방정부라 부산시민은 약속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2년이 되어가는 지금 현실은 기대와는 달라져 가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상황과 법적인 한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기대를 한 만큼 실망이 더 크다.

가장 자주, 많이, 깊이 망각하는 쪽은 정치권과 공무원이다. 황령산의 상처,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무계획과 지연, 엘시티 추진 당시의 비리와 불법, 수영만요트경기장의 거짓과 무능, 제2센텀첨단산업단지 개발의 무모함. 그뿐 아니라 북항 재개발이나 달맞이고개와 용호만 개발까지. 부산의 무수한 잘못된 개발에 대해 어느 누구도 사실관계를 파악해 잘못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지거나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쉽게 망각한다. 그 망각의 결과가 지금의 부산이다.

도심의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 도시 안팎을 둘러싼 강, 도시 전체를 감싸는 바다. 이런 환상적인 자연환경을 부산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민간사업자의 수익에 갖다 바쳤다. 시민도 함께 가세했다. 집값과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명목으로. 하지만 무엇이 살기 좋은 환경인지에 관한 자문과 집값 상승을 위해 이렇게 환경을 훼손했다는 자책은 찾아볼 수 없다.

부산은, 부산 시민은 다시 망각의 늪 속으로 빠져든다. 현재 추진되는 황령산 케이블카, 재송동 한진CY 부지 사전협상제, 이기대와 해운대를 잇는 케이블카,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복산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자연·환경·교육·역사를 잊게 하는 망각으로 데려가고 있다. 현실이 매우 걱정스럽다.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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