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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학교를 떠나려는 선생님들 /김대성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12 19:14:5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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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말 명예퇴직(명퇴)을 신청하고도 선정되지 않아 본인 뜻과는 달리 당분간 학교에 남아야 할 선생님이 더러 있는 모양이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머물러야 하는 선생님들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마음이 떠난 선생님을 모시고 있는 학교에서도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이다. 선생님들이 신청한 명퇴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학교 현장이 어려워지는 한 요인이 되고 그래서 생기는 손해는 학생에게 돌아가기 십상이다. 특히 부산지역은 신청자 숫자로 보나 증가 비율로 보나 명퇴 희망자가 전국에서도 상당히 높기에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선생님들은 정년퇴직이라는 결승점을 앞두고 왜 학교를 떠나려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이 시대에 선생님으로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학자 앨버트 반두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신뢰, 확신 등을 ‘자기효능감’이라 하였다. 특히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학생의 성장에 선생님으로서 교육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주관적 신념 체계이기도 하다. OECD 주관 국제 교수-학습 조사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매번 낮게 나타난다. 이 효능감은 어떤 난관에서도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의지와 태도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의 지표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왜 낮아질까?

더러는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연금지급 개시 연령마저 늦추는 연금법 개정을 한 요인으로 꼽는 이도 있으나 많은 분은 명퇴 이유로 가장 먼저 교권의 추락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교권이란 무엇인가? 어떤 이는 교권을 ‘교원이 교육활동의 주체로서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할 권한과 권리’라고 한다. 그런데 유사 용어로는 권력도 있고 권위도 있다. 권한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자기에게 주어진 지위나 자격으로, 주로 법률로 그 범위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권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률이 보장해 주는 것이다. 또한 권력은 자기 뜻에 타인이 따르도록 강제하는 힘이라고 한다면, 권위는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그 영향력이 타인에게 발휘되는 힘이다.

법률적으로 교육할 권한과 권리를 규정해 보호해주는 것도 좋으나, 선생님들이 말하는 교권은 보다 나은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전에 훈육이라는 명분 아래 행해졌던 그런 권력을 요구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선생님들은 교사로서 좋은 영향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데 그게 먹혀들지 않을 때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마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권위에 관련한 것들이며, 결국 선생님 권위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이 시대에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를 떠나려는 선생님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교직자로서 존엄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그 권위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권위는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에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갖추는 개인적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외부적 지원도 필요하다.

보호·치유 등 법률적 지원과 함께 근원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교원을 존중하는 사회 풍토와 문화 조성이다. 이를 위한 한 방법으로는 부산시교육청의 다행복교육지구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명시된 교원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해보도록 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선배 교사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동료 간 소통을 활성화하며, 선생님들 속에서 함께 문제를 고민하며 지원하는 학교경영자의 마인드도 필요하다. 명퇴를 신청하는 교사는 아이들 속에서 대체로 30년 근속을 넘긴 분들이다. 앤더스 에릭슨의 ‘10년 법칙’에 의하면 직업인으로 성공하는 시간이며, 하워드 가드너가 주장하는 창조성이 발현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3번이나 거치는 기간이다. 하물며 손무가 병법을 탐구해 ‘손자병법’ 탄생시키는 데도 2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켜켜이 쌓은 지식과 농익은 경험 그리고 지혜가 고스란히 이 분들 몸에 녹아 있다. 우리 교육의 자산인 이러한 선생님들을 일찍 학교 밖으로 떠나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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