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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영전(영화의전당)과 통합·위상 재건 시험대 선 BIFF /임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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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12-11 19:27:5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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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와 함께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가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 24회 행사를 치른 BIFF가 맏형 격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3회, 6월 27일~7월 7일) 전주국제영화제(20회, 5월 2~11일) 등 세 곳은 20여 년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 BIFF가 먼저 자율성 훼손 논란 등으로 큰 홍역을 앓았기에 두 영화제의 문제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최근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와 이상용·장병원 프로그래머가 동반 사퇴하면서 내년 영화제 개최 5개월을 앞두고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전원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프로그래머는 BIFF프로그래머로 활약했고, 김 수석 프로그래머도 오랜 기간 BIFF의 주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부산과 인연이 깊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후임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전 집행위원장과 영화제 집행부가 김 수석 프로그래머를 추천했으나, 영화제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반대했고, 김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를 불신임으로 받아들여 사퇴 의사를 밝혔다. 두 프로그래머도 동반 사퇴하면서 ‘이사회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부천국제영화제의 김봉석 프로그래머도 최근 사임의 뜻을 표하면서 SNS를 통해 프로그래머의 열악한 처우와 집행부의 부조리한 행태를 비판했다. 영화제가 프로그래머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사조직화한다는 것. 특히 1년 계약에 4대 보험 없이(지난 10월부터 적용됐다고 함) 250만 원을 받는 프로그래머의 현실을 고발했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지난 4년간의 BIFF가 떠올랐다.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 논란 이후 수년간 영화단체 및 영화인들의 보이콧 선언과 함께 위상이 추락했다. 그 과정에서 핵심 간부들의 예산 유용과 관련한 유죄판결도 있었다. 부산시는 ‘영화제의 자율성 훼손’ 등의 이유로 사퇴한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현 이사장)을 대신해 김동호 전 이사장,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결국 전·현직 집행부 간 깊은 앙금만 남긴 채 두 사람은 사퇴했다. 올 상반기에는 BIFF 스태프 176명에 대한 임금 체불액이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이는 6곳 영화제 전체 체불액(5억9600만 원)의 88%나 됐다. 한 해 120억 원을 쓰는, 지역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인 영화제의 품격에 맞지 않는 처신이었다.

지금 BIFF는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섰다. 영화의전당과 BIFF의 통합 문제다. 지난 10월 통합관련 용역이 발표되면서 영화의전당 직원 60%가 통합을 반대하고 방법론에 대한 이견도 커 합리적인 방향의 통합이 아니라면 한 지붕 두 가족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현재로서는 영화의전당과 BIFF가 각각 재단법인, 사단법인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영화의전당 노조 측은 BIFF의 현 체제인 민간 이사장제로 통합되면, BIFF 중심으로 운영돼 전당의 다른 업무에 대한 고려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와 함께 BIFF는 추락한 영화제의 위상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밝힌 ‘BIFF 총편익과 비용’을 보면 2013년 101억 원이던 축제가치가 2018년 46억2000만 원으로 급락했다. 영화제의 꽃으로 불리는 프리미어 작품을 대상으로 한 ‘관객상 출품작 투표점수’ 또한 하향세다. 2016년 4.07에서 2017년 3.91로 낮아졌다가 2018년 3.85로 다시 떨어졌다. 프리미어 작품 편수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품질은 관객들의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BIFF가 다시 영화인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환호하고 안주하기에는 부산 시민과 관객, 영화인의 애정이 예전만 못 하다.

BIFF를 포함한 3대 영화제가 20년 이상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특히 BIFF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영화 플랫폼에 대응하는 새로운 열정, BIFF를 사랑하는 시민에 대한 보답, 세대 교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영화만’ 보고 갔던 초심이 절실하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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