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고] ‘금융중심지 부산’이 나아갈 길 /정지원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10 19:47:07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부산 경제를 이끄는 두 산업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먼저 금융이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여러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이 한 건물에 입주해 긴밀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부산이 세계적 금융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또 하나는 해운이다. BIFC 상층부에 오르면 창밖으로 부산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이 부산항의 역동적인 모습이다. 초대형 선박이 드나들고 크레인을 통해 수많은 컨테이너 화물이 오가는 현장을 보면 부산의 실물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해운산업 중심지임을 절감한다.

금융과 해운은 비슷한 면이 많다. 두 산업이 부산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지정학적 특성 덕분이다.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물류 중심지로, 대륙 운송의 종착지이자 해양 운송의 출발점이다. 육로와 수로의 접점이라는 점에서 시카고, 싱가포르 같은 세계적 금융중심지와 유사하다. 이런 지역에서는 빈번한 상품거래 중에 생기는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시장, 그중에서도 미래 상품거래를 사전에 결정하는 파생상품시장이 발달했다. 부산 역시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필연을 바탕으로 1999년 선물거래소가 설립됐고, 2005년 한국거래소가 출범하면서 주가지수, 개별주식, 통화, 금, 석유 등 다양한 거래대상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명실상부한 파생상품거래의 메카가 됐다. 2009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면서 글로벌 금융도시 기반은 공고해졌고, 한국거래소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선박이 화물을 싣고 운항하려면 선체 하부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바닷물을 적절히 채워야 한다. 선박평형수라 불리는 이 바닷물은 기상이 악화될 때 선박이 전복되는 것을 막고 프로펠러를 수면 아래로 완전히 잠기게 해 최대 추진력을 발휘하게 한다. 파생상품은 선박평형수와 비슷하다. 자산 투자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 악화는 자산 가치 하락을 낳는다. 이때 파생상품은 헤지 역할을 해 위험을 줄이고, 투자 전략을 실현시켜 최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도록 해준다. 시장참여자의 가격변동 리스크를 줄여주는 위험관리는 파생상품의 본질적 기능이다.

파생상품은 투자자의 자산운용의 폭을 넓혀주기도 한다. 컨테이너는 1970년대 국제 표준화가 이뤄졌다. 그전에는 해상 운송비 절반이 인건비였으며, 바다를 건너는 비용보다 짐을 싣고 내리는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표준화된 컨테이너 도입으로 비로소 해상 운송 시대가 열렸다. 금융에서 컨테이너는 표준화된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다. 파생상품은 표준화된 금융상품을 만드는 데 널리 활용된다. 저금리 시대에 더 나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파생상품시장을 통해 거래하지는 않지만 모르는 사이에 파생상품의 수익구조가 결합된 투자상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파생상품은 투자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투자대안으로 널리 활용된다.

한국거래소는 위험관리와 투자기회 확보라는 파생상품의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충분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파생상품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일을 지속한다. 까다로운 규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을 상장해 다양한 투자 기회도 제공한다. 또 선진 인프라를 도입해 더 많은 투자자가 참여하는 환경을 만든다. 올해 5월 금융당국과 함께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해 시장 기반을 확충하고, 시장자율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 눈여겨볼 노력 중 하나다.
올해는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선정된 지 10년 차 되는 뜻깊은 해다. 부산이 동북아 금융중심지로 우뚝 서려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짧게 몇 십 년, 길게 몇 백 년간 금융인프라를 구축하고, 혁신적 금융상품을 만들어 금융중심지로 입지를 다진 런던 시카고 등이 그렇다. 10년간 기반을 닦았다면 앞으로 10년은 크게 도약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마음가짐으로 부산이 파생상품 금융중심지로 우뚝 서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하겠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485>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2. 2해양박물관, 오주연문장전산고 ‘어’편 총서 발간
  3. 3반려동물 보유세 추진…사람 무는 개는 안락사 검토
  4. 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72> 闇聾之病
  5. 5부산 남갑·을 선거구, 동 쪼개기 조정 난항
  6. 6육상 화물 운송료 인상의 역설…선사들 떠나 일감 사라질 우려
  7. 760년 된 구포 개시장 폐업 갈등해결과정 백서로 발간
  8. 8[기고] 부산은 ‘계단’이다 /송종홍
  9. 9묘수풀이 - 2020년 1월 17일
  10. 1019일 부산역서 시민 참여 길거리 탁구대회
  1. 1정세균 총리, "김해신공항, 정무적 판단 안돼"
  2. 2고민정 총선 출마 공식화 … 현직 불출마 선언 지역구 유력
  3. 3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
  4. 4남구갑을 선거구 조정 쉽지않네
  5. 5'정계 복귀' 안철수, 오는 19일 귀국…1년 4개월만
  6. 6총선 D-90…각 정당 총선 1호 공약은?
  7. 7PK관전포인트 하) 딸림-울산
  8. 8하태경 "보수 통합신당이 1당 되도록 역할하겠다"
  9. 9이해찬,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 약해"…논란되자 사과
  10. 10총선 D-90 여야 모두 PK에 화력 집중
  1. 1해양박물관, 오주연문장전산고 ‘어’편 총서 발간
  2. 2육상 화물 운송료 인상의 역설…선사들 떠나 일감 사라질 우려
  3. 3BPA 16돌, 물동량·매출 2배 이상 성장
  4. 4세관, 제수용품 유통 이력 집중 단속
  5. 5삼진어묵, 이금복 장인이 이름 걸고 엄선한 명품 어묵 세트
  6. 6천호엔케어, 활기찬 노년을 위한 눈 건강 관리, 하루 1포면 끝
  7. 7동원F&B, 재활용률 높인 패키지에 참치·햄·김 담아 입맛 저격
  8. 8차례상 마트 32만 원, 전통시장 23만 원
  9. 9CJ제일제당, 스팸·홍삼·올리브유…합리적 가격에 ‘가심비’ 최고
  10. 10롯데칠성 ‘백화수복’, 우리쌀로 정성껏 빚은 청주…차게 마셔도 풍미 일품
  1. 1PK관전포인트 하) 메인-경남
  2. 2이국종 교수와 아주대 갈등보다 더 큰 문제는…
  3. 3부산교통공사 사상 최대 규모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공고 뜬다
  4. 4가수 김건모, 12시간 조사 후 귀가…"진실히 밝혀지기를"
  5. 5남성 부사관 휴가 중 성전환 수술…"여군 복무 희망"
  6. 6'타다'와 쌍둥이? '벅시' 등장에 지역 택시 업계 반발
  7. 7공무원 사회단체 보조금 개인 용도로 사용
  8. 8부산 서구 대신동서 차량 전소 … “전기적 결함 추정”
  9. 9'배드파더스'는 왜 무죄를 선고받았을까?
  10. 10부산 도시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 들이 받은 승용차
  1. 1맨유, 울버햄튼 전 라인업 공개…중계는 어디서?
  2. 2‘골 넣기 힘드네’ 맨유, 울버햄튼에 1-0 신승
  3. 3야구선수 이성열 한화와 2년 계약 “최선 다하겠다”
  4. 4차유람 “3쿠션 눈 뜨는 단계 할수록 어렵다”
  5. 519일 부산역서 시민 참여 길거리 탁구대회
  6. 6박세리, 한국인 처음으로 ‘밥 존스 상’ 받는다
  7. 7K리그1 부산, 공격수 김병오 영입
  8. 8호주오픈 한국 역대 최다 출전…산불 연기 악조건 넘어라
  9. 9침묵 길어지는 손흥민, 왓퍼드전서 시즌 11호골 맛볼까
  10. 10
PK 관전포인트
경남·울산
PK 관전포인트
부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도시 규제의 경제학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은 ‘계단’이다 /송종홍
‘우울해서’ 죽어가는 사회 /이혜나
기자수첩 [전체보기]
보안검색 직원의 빈자리 /임동우
살인 누명에 21년 옥살이…검경·법원, 진정한 사과해야 /박정민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전통음악, 해설이 필요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시대정신 檢개혁 누가 저항하나 /송진영
부산과 스웨덴 사람들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기업의 흥망성쇠
신춘문예 시상식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내겐 넘버원 대동할매국수
서산 우럭젓국 맛집 찾기 힘든 이유
사설 [전체보기]
시 도시재생 집행률 높여 불이익 받는 일 없어야
미중 무역 합의…급한 불 껐지만 추가 변수 대비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모두가 받고 싶은 성탄 선물
위대한 예술가, 젠틸레스키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기생충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등 떠밀린 보수 통합 성공할까
송구영신, 부산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겨울나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욕망
와인과 기다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 청소년 남극 체험 선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