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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소년’ 꼬리표 떼는 데 돈 드나 /권용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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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회관이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이름을 내년 상반기께 부산시유스오케스트라 등으로 바꾸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음악계가 원하고 돈이 드는 일도 아니지만, 문화회관은 ‘추진’이 아닌 ‘검토’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조심스러워한다. 이 같은 행보는 부산시가 청년 음악인을 바라보는 한 단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교향악단은 그간 ‘청소년’이라는 꼬리표 탓에 중고생 위주의 아마추어 관현악단으로 오해받았고, 상당수 시민은 공연 관람을 주저했다. 실제 단원은 24~28세 지역 음대생이나 음대 졸업생이다. 이름 탓에 이들은 청소년교향악단 소속임을 알리거나, 경력으로 기재하기를 꺼리고 있다. 같은 이유로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2007년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로 개명됐다. 이후 수도권에서는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음악계에서도 그즈음 개명 요구가 나왔지만 별다른 힘을 받지 못했다. 문화정책 입안자들이 청년 음악인의 처우 개선에 무관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르면 2022년 부산에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인 국제아트센터와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선다. 시설이 늘었으니 관현악단이 필요한 연주회가 그만큼 느는데 부산시립교향악단만으로 공연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부산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책임지고 있는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개명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신설되는 공연장에서도 중고생 교향악단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올해 작고 소소하지만 시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발굴하는 ‘소확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소년교향악단 이름만 바꿔도 단원 67명의 자부심이 크게 올라가고, 그들의 공연을 보러 올 시민도 늘고 만족감도 커질 것이다. 이름 바꾸는 일이 의견수렴부터 시작해서 조례 개정에 이르는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부산시와 시의회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크게 돈이 들지도, 행정적 절차가 까다롭지도 않은데 개명 논의가 나오기까지에만 무려 10년 이상 걸린 셈이다.

청소년교향악단은 창단된 1994년부터 25년 동안 어색한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개명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연주활동을 하는 청년 음악인의 열정에 대한 매우 미진한 보상이다.

문화부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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