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노인을 위한 부산은 없다 /엄길청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3 19:39:23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헤밍웨이의 소설 속 노인 어부는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보려고 사투를 벌인다. 한편 지금 미국의 갑부 노인들은 ‘나라를 구하러’ 팔을 걷어붙이고 워싱턴으로 나간다. 뉴욕시장을 지내고 1981년 금융정보미디어 블룸버그를 창업한 마이클 블룸버그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80대가 머지 않은 그는 역시 갑부로 70대인 현 대통령 트럼프보다 재산이 10배 이상 많은 억만장자이다.

이미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다음 미국 대선에 나선 유력 인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모두 70대 상류층 노인이다.

얼마 전 동남지방통계청이 부산의 노인들에 대한 생활경제 통계를 발표했다. 부산 노인 인구는 2018년 기준 5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1%를 차지해 2022년이면 20%를 초과하고 2040년이면 37.1%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한마디로 부산이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뜻이다. 그중 홀몸노인 가구는 11만7000가구로 2010년보다 44.5%가 늘었고, 전체에서 홀몸노인 가구 비율은 8.6%로 전국의 7.2%보다 더 높았으며,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최고였다. 그런가 하면 고용률은 25.1%로 2010년보다 6.3%로 올라갔지만, 7대 특별·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였다.

부산 노인의 월생활비는 111만 원, 그중 식비가 43만 원, 외식비가 3만 원, 주거비가 12만7000원, 보건의료비가 7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의 선진국에서 아직 식비가 전체 생활비의 40%가 넘는 부산 노인의 앵겔지수는 거의 후진국 수준이다.

한편 국회에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고령자 가구 소득과 자산의 소비탄력성이 0.19와 0.08로 나타나 고령자 가구는 당장 소득이 없으면 소비도 늘지 않는 생활구조임을 보여준다. 또한 자산소득이 근로소득보다 적고, 공적이전소득이 사적이전소득보다 많고, 금융자산이 부동산자산보다 적은 구조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노인의 생활이 근로소득이나 공공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난 안타까운 통계이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고령자들이 사는 게 어렵지만, 특히 부산의 고령자는 자산이 많지 않고 일자리도 다른 대도시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볼 때 자가주택 소유비율도 1인가구나 고령자 가구가 다인가구나 비고령자 가구보다 낮아서 장차 부동산자산에 의한 소득보전 기대치도 고령자 가구는 더 형편이 어려운 구조다. 미국 북부에서는 남부 플로리다로 이사 가는 유복한 노인들을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젊어서 추운 북부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서 나이 들면 따뜻한 남부 해안으로 가 노후를 보내는 것을 삶의 로망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의 남부 해안도시 부산의 노인들은 사정이 전혀 딴판이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게 된 데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크게 보면 1970년대 이후 부산에는 신발 목재 섬유 부두 등 단순노동업무 출신 저임금과 저학력의 근로자들이 고용 불안 상태로 도시 안에 남은 상태에서, 새롭게 등장했던 중화학산업 근로자는 울산·창원 쪽으로 옮겨가고, 중상층 이상 주민은 동래나 수영, 해운대의 신거주지로 이사한 것이 가장 큰 외부 요인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도시 안의 구 거주지 주변은 주거환경도 열악하고 일자리도 보잘것없고 도시기반도 부실하다.

도시 안의 고령 빈곤가구 문제에 일자리나 공공지출로 대처하는 것은 사회적인 근본 대책이 아니다. 도시 안에서 구분되어진 시민의 삶·환경을 도시 공존의 소셜 캠퍼스로 바꾸어야 한다. 신거주지로 이사 간 “이전의 부산사람”들이 “이전의 부산”으로도 돌아와 살고 싶도록 생활경제를 기반으로 소셜 믹스(social mix)를 해주어야 한다. 부산 사람 스스로 신거주지에만 애착을 가지면 초고령사회를 바로 눈앞에 둔 부산의 미래는 우울하다. 이대로 두면 부산은 지금 노인들과 함께 고해(苦海)로 나아가는 형국이다.

경기대 교수·글로벌애널리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지리산 단풍 시즌 시작
  2. 2부산대 10.81 대 1, 부경대 7.2 대 1…지역대 수시경쟁률 하락
  3. 3“바이든, 당선돼도 대중 강경 기조 유지해야”
  4. 4해경 “공무원 월북 맞다”…북한 설명과 달라 공동조사 필요
  5. 5한가위 슈퍼 ‘코리안데이’…류현진·김광현 동시 출격
  6. 6전통시장 20㎞ 내 대형마트 금지 법안, 과잉 규제 도마 위
  7. 7트럼프 ‘쥐꼬리 납세’ 의혹…미국 대선 앞두고 ‘태풍의 눈’
  8. 8“돗대산 항공참사 재연 안 돼”…부산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9. 9[서상균 그림창] 조심하면 보름달…방심하면 코로나
  10. 10軍, 총격 때 북한 교신 감청…“사살 지시” 포함 진위 논란
  1. 1“돗대산 항공참사 재연 안 돼”…부산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2. 2軍, 총격 때 북한 교신 감청…“사살 지시” 포함 진위 논란
  3. 3귀성인사는 간소화, 여당 관문공항·야당 공무원 피격 여론전
  4. 4“부산, 경제 등 7대 선진도시로 만들겠다”
  5. 5“뽀로로도 부를거냐”…국감장에 펭수 호출 논란
  6. 6가덕으로 표몰이한 당정청 ‘침묵’…PK 800만표 포기했나
  7. 7“공정성 잃은 김해신공항 검증위 표결 원천무효”
  8. 8이낙연 당대표 선출된 뒤 ‘모르쇠’, 8년전 가덕 지지한 정세균도 외면
  9. 9“국토부 편향 김수삼 검증위원장 사퇴해야”
  10. 10해경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표류 예측 결과 월북으로 판단”
  1. 1전통시장 20㎞ 내 대형마트 금지 법안, 과잉 규제 도마 위
  2. 2금융·증시 동향
  3. 3주가지수- 2020년 9월 29일
  4. 4R&D 특허출원 수도권 집중…부산 6048건 전국 4% 불과
  5. 5고령화·인구유출 가속…부산 ‘340만’ 곧 붕괴
  6. 6“북항 공공시설 비율 70%가 독 됐다”
  7. 7“오페라하우스·트램 등 2022년 준공 목표…민간투자 절실”
  8. 8도시공사-엘시티 ‘140억 이행보증금’ 소송전 비화
  9. 9유튜브 홍보 대세인데…돈 안 쓰는 부산관광
  10. 10롯데백 부산 4개점, 추석연휴 교차휴점
  1. 1부산대 10.81 대 1, 부경대 7.2 대 1…지역대 수시경쟁률 하락
  2. 2해경 “공무원 월북 맞다”…북한 설명과 달라 공동조사 필요
  3. 3창원 ‘방산 첨병’ 덕산산단 조성 본궤도
  4. 4김해 율하이엘주택조합, 시공사 선정 문제로 또 잡음
  5. 5울산 태화강 새 인도교 이름 ‘은하수 다리’
  6. 6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30일
  7. 7양산IC 상습정체, 시 노력으로 15년 만에 해소
  8. 8부산 감염원 미궁 2명 더 나와
  9. 91층에서 꼭대기까지 급상승 … 엘리베이터에 갇힌 모녀 2시간만에 구조
  10. 101차 검사 음성 받았지만 … 동아대 재학생 확진 지속
  1. 1한가위 슈퍼 ‘코리안데이’…류현진·김광현 동시 출격
  2. 2세리에A 제노아 14명 확진…유럽 축구계 코로나 공포
  3. 3레이커스-마이애미…1일부터 NBA ‘챔피언 결정전’
  4. 4집콕 한가위, 롯데 가을야구 마지막 희망 응원하세요
  5. 5텍사스 7년 동행 끝낸 추신수…내년엔 어느 팀서 MLB 설까
  6. 6끝내기로 11번 진 롯데…‘허문회 행운’은 올까
  7. 7손흥민, 살인 일정에 햄스트링 부상…내달 경기 불투명
  8. 8류현진 가을야구 첫 상대는 탬파베이
  9. 9권순우, 세계 25위 페르에 패…프랑스오픈 테니스 1회전 탈락
  10. 10토트넘 뉴캐슬전 1:1 무승부…손흥민 부상에 무리뉴 “햄스트링, 당분간 결장”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부산시민의 날과 이순신 장군 /서정의
검경, 상호협력·견제와 균형의 길로 /정의롬
기자수첩 [전체보기]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배지열
뭐 먹지? 고민될 땐 ‘탑쓰리’ /박호걸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주거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자세 /하송이
구멍 뚫린 정책, 고통은 국민의 몫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269억짜리 우주화장실
온다고? 만다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갈치시장 ‘백화양곱창’과 ‘불산’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띄우더니…당정청, 이제와선 왜 침묵하나
비수도권 탈락률 높은 예타, 경제성만 따질 일 아니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 아이러니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당정의 균형발전 엇박자
이낙연·김종인에 주어진 반 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더위에 지친 당신께 이 곡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가격이 중요하나요?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손재형의 ‘승설암도’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