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많은 분이 “요양병원 입원비는 얼마냐”고 자주 물어온다. 질문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그들의 자녀분이 입원비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인이 병원비를 직접 부담한다면 병원 시설이나 서비스에 관해 먼저 물어보고 이모저모 따지겠지만, 아직까지는 입원하는 환자의 자녀분들이 비용을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가격’이 가장 우선인 경우가 많다.

요양병원의 입원비는 한마디로 ‘포괄수가제’에 준해 병원 측이 청구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포괄수가제란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종류나 양에 관계없이, 어떤 질병의 진료를 위해 입원했는가에 따라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제도이다.

환자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면 재활치료를 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환자의 치료 비용이 월 50만~70만 원 나올 수 있다.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는 월 100만~120만 원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실제 병원비는 보통 월 80만~200만 원 나온다. 이는 포괄수가제에 해당되지 않는 항목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중 대표적인 항목이자 비중이 가장 높은 영역이 간병비와 포괄수가제에 포함되지 않는 기저귀 같은 소모품이 있다. 아무래도 간병인 비용이 가장 큰 지출항목이 된다.

그러므로 요양병원 이용 비용을 알아볼 때는 간병인 1인이 4명부터 예닐곱 명까지 간병하는 다양성이 있음을 고려해 간병비만 보지 말고 ▷몇 명이 함께 있는 병실인지 ▷기저귀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방인지 ▷걸어 다닐 수 있는 환자만 모아 따로 병실을 운영하는지 ▷치매 환자만 있는 병실인지 등도 체크해보실 필요가 있다.

보호자의 처지에서는 부모님 등이 요양병원을 이용할 때 다인실에 계실 경우 간병비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런데 다인실의 경우 섬세하게 환자를 수발하는 점에서는 소홀함이 생길 수도 있기에 정확하게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알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간병인 1인이 도맡는 개인 간병을 할 경우는 비용은 하루에 8만 원 이상이 들어가 한 달에 250만 원 정도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간병인 1인이 4인을 공동으로 간병하는 경우 그 비용은 하루 3만 원씩 한 달로 치면 90만 원, 6인 공동 간병 때는 하루 2만 원 씩 60만 원 정도가 들어가게 된다. 비용과 관련해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항목은 기저귀 착용 여부이다. 보통, 기저귓값에 폐기물값이 합쳐지므로 기저귀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기저귓값의 두 배로 생각하면 된다.

이상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일반 환자는 50만~70만 원의 입원 비용에 간병비 60만~90만 원, 기저귓값 10만~20만 원을 합하면 총비용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재활환자는 추가로 50만 원 정도 더 들어간다고 예상하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병원마다 경비가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치료비는 포괄수가제이기 때문에 차이가 거의 없다. 단지, 비보험 항목인 간병비와 기저귓값의 차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병원비가 적게 나온다는 것은 간병과 비보험 행위를 적게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도심 한복판에 있고 시설도 쾌적하고 서비스가 아주 좋을수록 더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입원비 자체의 차이는 없다. 간병 서비스와 기저귀 등 비보험 서비스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요양병원을 선택 할 때는 가격만 묻지말고 적정 규모의 병원인지, 시설은 적당한지, 의료인들의 윤리의식이 잘 갖춰져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것이 최상책이다.

요즘 요양병원들의 경영 수지가 대부분 적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적정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비보험 서비스 영역에서는 많은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운영하는 병원이 오히려 비싸다는 얘기만 듣고 적자만 봐야 하는 현실이다.

한가족요양병원 병원장·고신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