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동천에 뜬 도심 크루즈선 볼 수 있을까

부산시 원도심 대개조, 상상 못 한 시도라지만 주요 사업 구체 해법 미흡

현실적 가능성엔 갸우뚱, 청사진에만 그치지 않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솔직히 좀 뜻밖이었다. 동시에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부산시가 지난주 발표한 ‘원도심 대개조 비전’을 접하고서다. 물론 모든 사업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발표 내용 중 동천 옛 물길을 복원, 미군 55보급창에서 상류를 오가는 도심 크루즈선을 운항하겠다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오랫동안 부산의 대표적인 오염하천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동천 아닌가. 이곳에 크루즈선을 띄우겠다니. 아마도 워낙 동천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탓일 것이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부산 시민이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웃거렸을 법하다.

오거돈 시장이 직접 발표한 ‘원도심 대개조 비전’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구상이 포함돼 있다. 요약하자면 모두 27개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원도심을 물길 도심길 하늘길로 연결해 통째로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몸통이 튼튼해야 부산이 날 수 있다’는 슬로건처럼 원조인 원도심에 다시 사람이 몰려들도록 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오 시장이 줄곧 강조해 온 부산 대개조의 화룡점정인 셈이다. 그러니 이 계획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으리라 짐작된다.

동천 크루즈선 운항 구상은 그중에서도 핵심인 듯하다. 오 시장은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여기엔 나머지 몇 개 프로젝트도 포함되겠지만, 동천 크루즈선 운항 만큼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동천과 크루즈선이라는 조화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오 시장의 발언 또한 이런 구상에 대한 회의적 반응을 예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 법.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은 오직 부산시 몫으로 남았다.

다만, 이 원대한 구상의 현실적인 가능성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향후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계획에서 가장 핵심이 크루즈선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동천 수질 개선에 있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바닷물을 동천으로 끌어올려 방류하고 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사업을 통해 수질이 개선되면 가능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하지만 동천 수질 개선 추진이 어제오늘의 일인가. 그간 온갖 방법과 수많은 예산을 들여 수질 개선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도 미미하다. 2030년까지 남은 10년의 기간은 결코 길지 않다. 게다가 단순한 수질 개선을 넘어 관광 크루즈선을 띄울 정도의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게 10년 세월에 가능할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다 크루즈선 운항을 위해서는 일부 복개구간을 걷어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이미 한차례 실패로 끝난 동천 지류 부전천 생태복원 사업 사례에서 확인됐다. 2015년부터 진행된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지난해 말 백지화됐다. 부산시가 설계한 이층식 기능분리형 하천이 환경부로부터 생태하천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당초 복개 부분을 걷어내려 했다가 인근 상인 등의 반발로 수정한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크루즈선 운항에 필수적인 동천 복개구간 철거 또한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질 개선 등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전제되지 않은 동천 크루즈선 운항 계획은 사상누각이 되기 십상이다. 부산시 ‘원도심 대개조 비전’에 포함된 또 다른 중요 프로젝트인 55보급창 활용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시는 동천 도입부인 미군 55보급창을 이전, 이곳에 월드엑스포 기념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곳을 2030월드엑스포 부지로 사용한 뒤 기념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또한 중요한 두 가지 사안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55보급창 이전과 2030월드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것이다.

우선 55보급창 이전은 부산 시민의 숙원이긴 해도 그리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미군과의 협의, 엄청난 이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지난한 작업이다.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는 2023년 11월 확정된다. 이때까지는 물론 그 이후에라도 이전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하다. 더 큰 문제는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다. 엑스포 유치가 국가사업화됐으니 정부와 시가 총력전에 나선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외부적인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그리 되지 않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 부산시의 원도심 대개조 주요 구상은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 말처럼 원도심을 확 바꾸겠다는 원대한 꿈을 상상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불투명한 미래에 근거해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우려들이 그야말로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 홍보관 12일 개관…부산항 미래모습 한눈에
  2. 2고등어 휴어기 뒤 풍년…한 달 위판량 77% 껑충
  3. 3공수 조직력 붕괴…부산 다시 하위권 추락하나
  4. 4포획 금지 암컷 붉은대게 미끼로 사용한 어선 적발
  5. 5숨이 ‘헉헉’ 다리 ‘퉁퉁’…만성콩팥병 환자 짠음식 피해야
  6. 6해양수산 국제사업 전담기관 지정 추진
  7. 7부산 금정구 서2동 춘하추동 칼국수, 이웃돕기 동참
  8. 8농어촌 방치된 빈집 철거 보상비 현실화
  9. 9코로나 덮친 상반기 가요계…음반시장 웃고 음원시장 울고
  10. 10영화로 말하다…꼭 지켜내야 할 인간의 권리들
  1. 1문 대통령 “4대강 보 홍수 조절 여부 분석할 기회”
  2. 2靑수석 일부교체…정무 최재성, 민정 김종호, 시민사회 김제남
  3. 3여야 부산시당, 시장 보선 여론전·정책대결 조기 점화
  4. 4주요 당직자 공모·수해 현장 방문…PK 시도당위원장들 민심잡기 행보
  5. 5[건강365]노출의 복병 하지정맥류, 초기 대처 중요!
  6. 6김해영 ‘시장 보선’ 다크호스 될까
  7. 78개월 째 기약없는 신공항 결론…부산시는 플랜B 준비
  8. 8청와대 정무수석 최재성, 민정 김종호, 시민사회 김제남 내정
  9. 9물난리 원인 놓고 여야 공방…문 대통령 “4대강 보 기능 검증하자”
  10. 10[핫이슈클릭] 화제의 영상
  1. 1북항 홍보관 12일 개관…부산항 미래모습 한눈에
  2. 2고등어 휴어기 뒤 풍년…한 달 위판량 77% 껑충
  3. 3해양수산 국제사업 전담기관 지정 추진
  4. 4포획 금지 암컷 붉은대게 미끼로 사용한 어선 적발
  5. 5농어촌 방치된 빈집 철거 보상비 현실화
  6. 6주택연금 4년째 1만 명대 가입…모바일로도 신청 가능
  7. 7집값, 올라도 내려도 연금액 변하지 않아요
  8. 8금융·증시 동향
  9. 9주가지수- 2020년 8월 10일
  10. 10기초생활보장제 사각지대 없앤다…부양의무자 기준 순차적 폐지키로
  1. 1부산 코로나19 신규 확진 1명…서울·대전 방문해
  2. 2 제5호 태풍 ‘장미’ 상륙…전국에 많은 비·최대 300㎜ 비 예보
  3. 3방역당국 “남대문 케네디상가 방문자 유증상시 검사”…재난문자 발송
  4. 4세력 약해진 태풍 ‘장미’ 부산 큰 피해 없어
  5. 5부산 기장서 차량용 승강기 탄 20대 추락 … 숨진 채 발견
  6. 6태풍 ‘장미’ 울산 부근서 소멸…이제 강한 비 쏟아진다
  7. 7태풍 장미 북상에 낙동강 일대 비상
  8. 8“제주 육상 전역 오전 8시부터 태풍주의보”
  9. 9경찰, 초량 지하차도 통제 안한 동구청 압수수색
  10. 10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28명…지역발생 17명·해외유입 11명
  1. 1류현진, 말린스 상대 2승 도전
  2. 2재미교포 대니엘 강, LPGA 2주 연속 우승
  3. 3공수 조직력 붕괴…부산 다시 하위권 추락하나
  4. 42년 차 모리카와 PGA챔피언십 트로피…김시우 13위
  5. 5우천 취소 경기만 10번…진격의 거인 “비가 야속해”
  6. 6‘고수를 찾아서2’ 부산시 검도팀 코치, 감독대행, 선수까지 대한검도회 서준배 고수
  7. 7‘메시 원더골’ 바르샤, 나폴리 꺾고 챔스 8강
  8. 8월요예선 거친 2부 투어 김성현, KPGA선수권 제패
  9. 9국내파 동생들, 해외파(LPGA·JLPGA 선수) 언니들에 2년 연속 ‘매운맛’
  10. 10사직 관중 5694명까지↑…10일 홈 8연전 예매 시작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동천을 살릴 슬기로운 방법 /이용희
청바지에 관한 단상 /천윤욱
기자수첩 [전체보기]
해도 해도 너무 하는 베토벤 /권용휘
가덕신공항, 대통령이 결단할 때 /김해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온고지신과 뉴트로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형 뉴딜의 성공 조건 /이석주
담대한 도전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홍수와 소
긴 장마와 태풍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이주의 시대와 문학
손편지의 위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 관광 상품의 쓸모
기내식과 고추장
사설 [전체보기]
시도지사들도 힘 보탠 공공병원 예타 면제 요구
중기 코로나 피해 지속…대출 추가 연장 적극 검토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6·25전쟁, 끝내야 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명작이 된 습작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공공기관 추가 이전, 희망고문 되나
불신의 벽 넘어야 할 행정수도 이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6월의 뱃노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여행
비처럼 와인처럼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윤복의 ‘저잣길’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