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암의 발생률은 식품과의 관계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 의학계의 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음식으로 말미암아 암이 유발된 사례가 50% 정도 되고, 여성은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쁜 회사일에 쫓긴 나머지 배가 고프면 간단한 식사로 때우는 많은 직장인에겐 실로 충격적인 사실이다.
과연 음식의 질과 암 발생에는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연관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옳지 못한 요리 방법을 들 수 있다. 장시간 조리하거나 장시간 채소를 삶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비타민이 모두 파괴되기 때문이다. 또 생선이나 육류를 지나치게 가열하여 태우면 검은색의 발암물질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생선이나 육류를 태울 때 나오는 연기에는 미세먼지가 매우 많아 여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나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일부 식품의 가공 방법이 문제가 된다. 늘 먹고 있는 소금에 절인 장아찌, 절인 생선, 절인 육류 등은 암 발생과 일정 부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장시간 사용한 기름에 튀긴 음식들, 훈제 식품, 방부제를 쓴 통조림, 소시지 등의 섭취도 좋지 않다.

세 번째로 식품의 영양 부족이 문제이다. 노인의 경우 대부분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보다는 채소와 과일, 밥 위주로 장기간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백질 결핍 상태가 지속되어 근육량이 줄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어 위암을 유발되는 확률이 높아질 수가 있다.

또한 오래된 견과류는 곰팡이 균이 잘 생길 수 있으며, 이런 곰팡이 독소가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중국산 땅콩에서 아플라톡신이 허용 기준치보다 훨씬 높게 나와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아플라톡신을 과다 복용하면 간경변이나 간암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네 번째로 좋지 못한 음식 습관을 들 수 있다. 불규칙한 식사 시간, 편식하는 식사 습관, 야식을 먹고 바로 자는 습관 등은 암의 유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음과 과식 역시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암을 일으키는 음식을 암의 종류별로 살펴보면, 구강암이나 후두암, 식도암의 경우 음주나 흡연, 너무 뜨거운 음식들, 철분과 비타민 A의 결핍 등이다.

위암의 경우 맵고 짠 음식, 흡연, 소금에 절인 건어물, 직화 음식(불에 탄 고기, 햄, 소시지 등), 오래 묵은 김치 등이며, 대장암의 경우 고지방 음식(삼겹살, 곱창 등)과 직화 음식 등이다.

간암의 경우 곰팡이 독소, 영양 불량, 음주 등이며, 폐암의 경우 흡연, 기름진 음식, 직화 음식 등이다. 유방암의 경우 고지방 음식과 콜레스테롤(계란 노른자 등)을 지나치게 섭취한 경우 등이며, 방광암의 경우 흡연을 들 수 있다.

회식이나 모임에서 어쩔 수 없이 직화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 기름에 튀긴 음식, 맵고 짠 음식을 먹어야 된다면, 같이 나오는 반찬 중에서 대표적인 항암 음식인 브로콜리, 마늘, 팽이버섯, 피망, 당근 등을 같이 먹어주면 암 발생의 위험률을 줄일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해로운 식품이나 잘못된 식습관들이 오히려 암을 유발하므로 이러한 식습관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더욱 중요하다.

고신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